▲사실상 선원의 구조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
이상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 위의 표이다. 의혹으로 가득 찬 신고행위 하나가 있을 뿐 그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시 신고는 일반 승객들도 수 십 차례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선원에게 구조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해경은 어떠한가?
해경의 '구조행위'는 존재하는가?■ 가용세력의 출동
이제 해경의 차례이다. 선박이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으니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은 당연히 가용세력을 현장으로 출동시키는 것이다. 당시에 해경 초계기 CN-235(B703), 헬기 3대, 경비정 P123정이 세월호 현장으로 출동하여 소위 골든타임 안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들은 이동과정에서도, 현장에 도착해서도 세월호와 단 한 번도 교신을 하지 않았다. 가서 한 일이라고는 선원을 구조한 것과 당시 상황을 채증(촬영)하는 것, 그리고 자력으로 탈출한 승객을 배나 헬기에 올려 태우는 것뿐이었다. 따라서 현장으로 출동한 이 세력들을 '구조세력'이라고 부르기는 힘들고 '출동세력' 또는 '채증세력'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 진도 VTS(해상교통관제센터)의 교신 유지
선박이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관련 국가기관들은 당연히 그 선박과 교신을 유지해야 한다. 선박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그 상황에 따라 일정한 구조계획을 수립하고 선박에 일정한 지시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세월호와 교신을 유지한 국가기관은 진도VTS 단 한 곳뿐이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에 발생했다. 지구 반대편과도 얼마든지 통화가 가능한 세상에서 정작 세월호 구조에 책임이 있는 해경 상황실은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았다.
■ 해경 상황실의 세월호와의 교신
목포해경 상황실이든, 서해청 상황실이든 해경 본청 상황실이든 세월호 구조에 책임이 있는 해경 상황실은 그 어느 단위도 세월호와 단 한 번도 교신을 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당시는 2014년이었다. 해경 본청이 있는 인천에서도 세월호의 선원과 얼마든지 통화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실제 인천의 청해진해운 본사는 여러 명의 세월호 선원과 수차례 통화를 하였다.
특히 자기 관할이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에 가장 책임이 있는 목포해경 상황실도 세월호와 단 한 번도 교신을 하지 않았고, 목포해양경찰서의 수장인 목포해양경찰서장이 당시 탑승하고 있던 3009함은 세월호와 교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목포해경 상황실의 한 해경은 진도VTS가 교신을 하고 있어서 특별히 따로 교신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 현장 출동세력의 세월호와의 교신
현장으로 출동한 해경 초계기, 헬기, 경비정은 모두 이동과정에 세월호와 단 한 번도 교신을 하지 않는다. 세월호의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일정한 지시도 내리는 등의 행위는 너무도 당연한 행위이지만 그들은 하지 않았다. 덧붙여 해경 출동세력은 상황실에 세월호의 상황을 문의하지도 않았다.
■ 지휘부의 구조계획 수립
세월호 참사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구조계획'이다. 476명의 승객이 탑승한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원들은 무엇을 하고, 해경은 무엇을 하고, 또 해경이 이동하는 동안은 무엇을 하고, 도착 이후에는 무엇을 하는지 등의 구조계획을 수립하고, 시간대별로 잘 이행이 되고 있는지 확인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 현장 도착 이후 세월호와의 교신
현장으로 이동과정에 세월호와 교신이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현장에 도착해서는 세월호와 교신해서 자신들의 도착을 알리고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지금부터 해야할 일을 논의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상식은 항상 배신당한다.
■ 해경의 세월호 선내 진입/해경의 세월호 선내 상황파악
해경은 세월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세월호 안으로 들어가 선원이든 승객이든 만나서 세월호의 상황을 듣고 일정한 지시를 내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해경은 세월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세월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혹시 무섭거나 혹은 귀찮았다면 세월호 조타실과의 교신을 통해서 세월호 내부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었다. 그것도 싫으면 그냥 세월호에서 나온 사람에게 물어보기만 해도 된다. 그런데 그런 과정도 보이지 않는다.
■ 해경의 퇴선명령
역시 전 국민이 알고 있듯이 현장으로 출동한 해경은 그 누구도 퇴선명령을 하지 않았다. 해경이 퇴선명령을 할 수 있었던 수많은 방법들을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겠다. 세월호 안으로 한 번 들어가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 학생의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 지금 방안에 살아있어요. 지금 구조 중인데 저희 학교 학생 말고 다른 승객들부터 구하나봐요"(오전 10시 7분). 당시 학생들은 해경이 도착한 것도 알고 있었고 해경이 나오라고 이야기하는 것만을 기다리다가 결국 물속에 잠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