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유중 담벼락.
윤근혁
시멘트 맨살이던 한 중학교 담장에도 어느 날 꽃이 피었다. '흔들리며 피는 꽃'을 노래하는 시도 적혔다. 서울지역 한 중학교 학부모회 '엄마'들이 벌인 일이다.
돈 100만원 들여 탈바꿈한 학교 담벼락
10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선유중 담장. 25미터 크기의 담벼락엔 여러 모습을 한 꽃들이 제각기 서 있다. 이 학교 학생들 키만한 꽃도 있고, 키보다 클락말락한 꽃도 있다. 그림 속 꽃밭에는 비둘기, 애벌레, 꿀벌이 같이 살고 있다. 노란색 나비도 하늘을 날고 있다.
"우리 엄마들은 꽃을 그리며 아이들을 생각했어요. 애벌레를 그리면서도 아이들을 생각한 엄마들도 있고요."이 학교 이은정 학부모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꽃을 그리든 애벌레를 그리든,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 희망을 주는 삶을 살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그대로이던 담장이 이렇게 꽃과 나비로 가득 찬 때는 지난 6월 6일. 이 학교 학부모회 소속 학부모 65명이 페인트와 붓을 들고 나선 결과다. 이 학교 교사와 학생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벽화를 그리기 전에 다섯 차례 회의를 가졌다. 학부모들 가운데 회화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 10명도 이 회의에 참여해 구상 과정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