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5일 해경 경비안전국장 이춘재가 중국 교통부 해난구조인양국에 보낸 공문. “인양을 담당할 공식업체로 언딘사가 선정되었음”을 통보하고 있다.
뉴스타파
두 번째 단계는 소위 'TMC 보고서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가 TMC와 협정을 체결하는 2014년 5월 4일부터 TMC 보고서가 나오는 5월 23일까지의 시기이다. 2014년 5월경 해경과 언딘 사이의 유착의혹이 급속히 확산되자, 정부는 영국업체 TMC에 자문을 요청했고 이후 TMC사와 인양 관련 컨설팅 협정을 체결한다.
이 협정에 따라 TMC는 국내외 8개 인양 전문 업체에 세월호 인양 입찰 참여를 위한 기술제안서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다. 이에 인양 참여 포기를 선언한 언딘을 제외하고 7개의 업체가 기술제안서를 보내왔고, 7개 업체의 인양방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TMC는 2014년 5월 23일 해수부에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 보고서는 7개 업체의 인양방식을 모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였으나, 대신 대안적인 방식을 제안하였다. 당시 보고서에서 TMC는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인양을 위한 적절한 방식까지도 제시하였다. 2014년 5월에 이미 세월호의 인양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TMC 보고서 이후 실종자 수색이 우선이라는 여론에 따라 일단 입찰 절차는 일단 중단된다.
세 번째 단계는 소위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 단계라 할 수 있는 2014년 11월부터 2015년 5월까지의 시기이다. 2014년 11월 11일 수중수색이 중단되고 해수부는 11월 24일 기술검토 TF를 발족시킨다. 그렇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빠르게 인양이 추진되었어야 하지만 해수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5개월의 시간이 흘러 2015년 4월 6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세월호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라는 발언을 한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4일 뒤인 4월 10일 기술검토 TF는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발표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부는 이미 2014년 5월 TMC 보고서를 통해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일정한 인양방식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5년 4월에 와서야 정부는 공식적으로 세월호의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함을 발표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기술검토 TF의 발표는 2014년 5월 TMC 보고서의 내용과 대단히 흡사했다. 비슷한 결과를 발표하는데 거의 1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분명한 고의 지연을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