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세도면 청포리 강변에 태극기를 단 어부의 나룻배가 녹조밭에 정박해 있다.
김종술
강물이라 말하기도 부끄럽다. 물인지 풀인지 분간도 안 간다. 지난달부터 금강 하류를 뒤덮은 녹조가 시간이 흐를수록 짙어지고 있다. 어젯밤 흩뿌려진 소나기에도 흩어지지 않는다. 원인은 4대강 사업으로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금강이 녹조로 물들어가고 있다. 녹조와의 전쟁에 나선 수자원공사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녹조를 흐트러트리기 위해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도 설치했다. 보릿짚을 물속에 띄우는 선진 기술도 들여왔다. 물속에 프로펠러를 돌리는 방식의 수류확산 장치도 가동했다. 캄보디아 톤레샵 호수에나 있음 직한 수초 섬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갖은 노력에도 창궐하는 녹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금강 4경으로 꼽히는 부여군 구드레지구 부여대교까지 녹조가 확인됐다. 상류 1km 지점 수북정 인근은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으로 가져가는 물을 뽑아 올리는 취수장이 있다. 금강 물을 공급받은 보령댐은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의 식수를 공급한다.
강물은 초록빛이다. 부여군, 논산시, 익산시, 서천군, 군산시 등 하류에 위치한 지역은 금강에서 취수한 물을 이용하여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27일 찾아간 용두양수장에서 뽑아 올린 강물은 푸르다 못해 녹색이다.
동행중인 성가소비녀회 최다니엘 수녀와 수풀을 해치고 들어간 물가는 녹조가 뒤덮고 있었다. 하루하루 쌓인 녹조는 두껍게 층을 이루면서 썩어간다. 진흙탕에서 꽃을 피운다는 수생식물인 '마름' 잎에는 곰팡이가 피듯 하얀 가루로 덮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