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스트럭> 포스터
MGM
하얀 달이 피자처럼 크게 보이면 사랑에 빠진 거예요세상이 밝게 빛나 보이면 사랑에 빠진 거예요종소리가 울리고 당신은 노래하죠심장은 춤을 추듯 두근거리고 넋을 잃고 별을 쳐다보거나 거리에서 혼자 춤을 춘다면사랑에 빠진 거예요종소리가 울리고 당신은 노래하죠꿈결을 걷는 듯하지만 절대 꿈은 아니죠옛 나폴리에서처럼그런 사랑이에요당신은 행운아죠
이탈리아의 어딘지 모르게 걱정 없다는 듯한, 낭만적인 기운으로 흘러가는 영화 <문스트럭>. '사랑에 빠져 약간 이상한 상태'를 뜻하는 그 제목처럼 이 영화에는 푸른 달빛을 닮은 사랑의 기운이 가득 서려있어 어느 때고 다시 봐도 기분이 좋다. 가수 쉐어와 니콜라스 케이지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를 지니는데 특히 연인으로 분한 실제 둘의 나이 차이가 18살에 달한다는 것, 그럼에도 쉐어가 니콜라스 케이지에 비해 나이 들어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 그리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젊은 시절엔 꽤나 꽃미남이었다는 사실이 관람을 더 즐겁게 한다.
7년 전 남편을 교통 사고로 잃은 서른일곱 살의 과부 로레타, 남편이 죽은 이유가 결혼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청에서 결혼을 치러서라고 굳게 믿는다. 때문에 그녀의 현재 남자친구 자니가 식당에서 청혼을 했을 때 그녀는 '운'에 집착한다.
"무릎을 꿇고 청혼해야죠. 처음부터 제대로 해야해요. 반지는요?"결국 자니의 청혼을 받아들이지만, 사실 그녀는 남자친구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진짜 사랑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어차피 죽어버렸으니까, 평생 혼자 살 수는 없으니까, 자니를 그래도 좋아는 하니까, 결혼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한다. 로레타와 결혼 날짜를 정하고 위독한 어머니를 보고 온다며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자니, 자니는 떠나기 전에 5년 전 소식이 끊긴 자신의 남동생 로니에게 대신 연락해 결혼식에 초대해 달라며 연락처를 남긴다.
자니 대신 로니에게 전화를 한 로레타,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화만 내고 끊어버리는 자니의 남동생 로니. 결국 로레타는 로니를 만나기 위해 그가 일하는 베이커리로 직접 찾아간다.
"형 때문에 온 겁니까?""그래요, 형이랑 내가 곧 결혼할 거라서요.""내 인생은 어쩌라고! 형이 내 인생을 망쳤어요, 그래놓고 자기는 결혼을 하다니!"갑자기 난폭하게 소리를 지르는 로니. 5년 전 형 자니는 로니가 일하는 베이커리에 와 빵을 산다. 하지만 로니는 형이 주문한 빵을 자르다 절단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한 손을 잃게 됐다. 로니가 한 쪽 손을 잃자, 그의 약혼녀는 도망가버렸다. 사실 형의 잘못이 아니지만, 그 후 로니는 형과 의절하고 형을 원망하며 좌절 속에서 산 것이다.
"더 시간이 지나면 내 처지를 확실히 깨닫고 행복해지려는 꿈에서도 깰 수 있을까요?"절망하며 울부짖은 로니를 보고 로레타는 함께 얘기를 해 보자고 한다. 사실 하얀 '난닝구' 하나 입고 난폭하게 구는 로니는 꽤나 '짐승남'처럼 보여서, 로니가 멋있지 않아도 로레타가 과연 그런 제안을 했을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로니의 집에 가 요리까지 해주며 이야기를 나누던 로레타는 계속 신세 한탄만 하는 로니를 결국 쏘아 붙인다.
"세상에 불행한 사람이 당신뿐인 줄 알아요? 당신 내면엔 늑대가 살고 있어요. 사랑이라는 덫에 걸리자 스스로의 발을 덫에 묶어 자유를 없앤 거예요. 그리고 사랑이 끝나자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발을 물어 뜯어버려서 발이 없어진 거죠. 그리고 이제는 팔도 없어질까봐 새로운 사랑도 못하는 거예요!""그렇다면 당신은 머리 없는 신부예요!""발 잘린 늑대!"그렇게 서로 소리를 지르던 둘은 갑자기 격렬한 키스를 하고… 결국 침대로 간다. 사랑을 나눈 그날 유래 없이 크게 뜬 보름달.
"저런 달은 본 적 없어요. 당신은 천사 같아요. 저 달은 거대한 눈덩이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