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는 전쟁을 끝낸 진시황제 병마용
김기동
그 시대를 살았던 중국사람은 진시황제가 고마웠을 겁니다. 전쟁터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병사의 부모와 아내는 아들과 남편이 살아서 집에 돌아온다는 사실에 전쟁을 종결한 진시황제를 무척이나 존경했을 겁니다.
같은 이유로 현재의 중국사람들은 마오쩌둥을 존경합니다. 1840년 아편전쟁서부터 시작된 중국 대륙에서의 전쟁은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면서 끝납니다. 중국사람들은 100여 년 동안 때로는 외국 사람과, 때로는 자국민끼리 전쟁을 치렀지요.
사람이 살아가려면 '의식주'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죽으면 '의식주'가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국가'가 '의식주'는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사람이 죽는 전쟁만은 막아주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국가'는 딱 여기까지입니다. '국가'가 전쟁만 막아 준다면, 무슨 일을 하든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한국사람이 나랏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또 어떤 때는 자신의 시간을 포기하면서 행동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국심이 높다고 평가합니다(혹자는 쓸데없이 정력과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국가'는 국민, 영토, 주권 이렇게 3요소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중국에서의 '국가'는 한국의 '국가'와 조금 다릅니다. 국토, 인민, 문화 그리고 정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국가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라고 합니다(주권재민, 主權在民). 중국에서 '주권'은 국가의 구성요소가 아닙니다. 대신 중국에서 국가 구성요소인 '정부'는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입니다.
중국사람은 나라에 많은 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받는 게 없으면 주지 않는 게 세상 사는 법칙입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나라를 위해 뭘 하겠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가 공무원이 되려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