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살리기 새희망 협동조합
쿱스치킨협동조합
특히 이와 관련하여 사업자협동조합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먹거리 관련 자영업자들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순대나 떡볶이, 치킨 등 골목상권까지 침투해 들어오면서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만큼, 그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떠오른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만큼 자본력은 없지만, 소규모 가게들이 모여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공동구매를 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으면 협동조합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실제로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휘된 이후 적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사업자협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했다. 치킨, 피자, 빵 등을 만드는 자영업자들이 주변의 동종업계 사람들을 만나 연대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많은 협동조합들이 만들어지고는 있으나 우리 사회에는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거의 없다. 당장 미국만 봐도 '버거킹' 등이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무엇 때문일까? 단순히 시간의 문제일까?
이와 관련하여 본 기자는 지난해 말 치킨협동조합으로 유명한 쿱스치킨 이민호 이사장을 만났다. 강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팀장의 입장으로서 강동구의 치킨 매장들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규합하는 것이 가능한지 그의 조언을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유통을 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한 협동조합- 어떻게 협동조합을 하시게 되었나요?"대기업을 명퇴한 뒤 닭과 관련된 일을 했어요. 닭고기 자제 유통. 소매도 같이 했죠. 그러다가 프랜차이즈 점포를 하게 됐는데 불공정했어요. 본사와 분쟁이 있었죠. 그래서 가맹점주협회를 만들려고 했는데 잘 안됐고. 결국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다 보니 협동조합을 떠올렸어요. 협동조합으로 전국의 치킨 전부들을 규합해서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이야기해보자."
- 그래서 협동조합은 잘 운영되고 있나요?"사실 치킨 유통업을 해왔기 때문에 협동조합에 대해 쉽게 생각했었어요. 공공구매 혜택도 볼 수 있었고. 그런데 쉽지 않더라고요.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3~4년 전만 해도 국가대표 축구를 하면 주문을 못 받았는데 지금은 옛날 매출의 반도 안 나와요. 그만큼 바닥 소비심리가 죽어버렸어요. 그러다 보니 조합원 모으기가 더욱 어려워졌어요. 점주들이 1년 이상 버티기도 힘들어진 거죠. 또 협동조합을 하면 조합원들끼리 으쌰으쌰 해야 하는데 점주들이 그냥 소비자예요. 저만 살겠다고 해요. 당연한 거죠. 관심 없어요. 협동조합이니 괜찮을 것 같고, 좀 싸고 잘 팔릴 것 같고 딱 두 가지예요. 모이자고 하면 안 모여요."
- 협동조합이 언론에도 나왔는데?"언론에 몇 번 나가고 난 뒤 기회가 있었죠. 전국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물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어요. 물류사들이 와서 견적도 내고 했지만 그 시간 동안 기다릴 수 있는 점주들은 많지 않아요. 몇몇 사람들은 왔다가 물류 시스템 갖춰지면 연락 하라고 하고. 협동조합이면 같이 시스템을 갖춰가야 하는데 일반 프랜차이즈처럼 이미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 거죠. 결국 지금은 자체적으로 물류를 하고 있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조합원을 늘려가고 있어요."
- 치킨 점주에게 협동조합을 하면 어떤 점이 유리한가요?"우선 원가절감을 할 수 있어요. 제가 유통업을 하기도 했고,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절감을 할 수 있죠. 지금 당장 10% 절감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백날 원가절감만 하면 뭐해요. 많이 팔아야지. 그런데 이게 무척 어려워요. 결국 광고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요즘은 배달 어플이 생겨 타격이 굉장히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