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서 바라보는 들판.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늘 저 들판에서 일하셨다.
이상옥
동백나무를 보니, 여동생을 본 듯했다.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이 함께 있어 외롭지 않게 보였다. 처음에는 가족이라고는 아버지, 어머니, 나, 여동생 넷이었다. 벌써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나만 남았다. 그 자리를 대신 자녀들이 셋이 대신한다. 여동생의 아들까지 하면 넷이다.
여동생 같은 무덤 앞 동백나무 아버지, 어머니, 나, 여동생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혼자만 남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깊은 슬픔을 느꼈다.
오늘 아침 차를 타고 고성읍으로 가는 길 우두커니 개울에 혼자 앉아 있는 물새를 보았다. 그 모습이 나인지, 여동생인지 모르겠으나, 차를 급히 세우고 그 물새를 바라보는데, 그만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그 물새는 어디로 날아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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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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