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설계책 표지
까치글방
그는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법칙들이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 양자론을 거쳐 M-이론에 이르는 과학의 발전상을 설명하고 현재의 앎이 양자론에 크게 의지하고 있음을 보인다. 스티븐 호킹에 따르면 우주는 단일하고 확정적인 게 아니다.
무한히 많은 우주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다양한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우주의 전면을 이해할 수 없지만 양자론이 지나친 수많은 실험들이 그것이 진실임을 입증해왔다고도 말한다.
양자역학으로부터 파생된 현대 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과학이라기보단 사람을 현혹시키는 마법과도 같은, 그러나 수많은 실험을 극복하며 위상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는 이 이론에 일류 과학자들조차도 애를 먹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란 명언을 남긴 것도 양자역학의 세계적 권위자 리처드 파인만이 아니었던가.
한때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으로 믿어졌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뉴턴에 의해 깨지고, 뉴턴의 이론은 다시 아인슈타인과 만나 제한적인 공간에서만 통용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뉴턴, 아인슈타인을 넘어 전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완전한 이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M-이론을 앞에 두고 있다. 아직 미완성의 이론일 뿐이지만 스티븐 호킹은 M-이론이 인간으로 하여금 위대한 설계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줄 바로 그 이론인 것으로 믿고 있는 듯하다.
어렵지만 이보다 쉬운 대중 물리학 책도 없을 것M-이론은 시공간이 11차원으로 이뤄졌고 초끈이론의 끈이 11차원의 막으로 말려있는 2차원 형태라는 미완성 이론으로 쉽게 말해 다중우주 이론이라 할 수 있다. 호킹 박사는 M-이론이야말로 아인슈타인이 발견하기를 원했던 완전한 통일이론일 수 있다며 M-이론을 통해 우주를 온전히 설명할 수 있게 되는 날 인류는 위대한 설계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주장한다.
<위대한 설계>는 스티븐 호킹의 저서 가운데서 손꼽을 만큼 쉽게 쓰였지만 물리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면 난해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물리학 박사로 현대 과학을 대중에 보급하기 위해 노력해온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의 열정이 독서를 더욱 수월하게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M-이론과 양자론에 대해 이보다 쉽게 다루고 있는 책은 흔치 않다. 이 책이 어려운 건 M-이론과 양자론이 보통의 인식 범위를 초월하는 것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위대한 설계>가 향하는 목적지는 '신은 없다'는 한 마디 결론이다. 무엇이 우리를 있게 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건 신이 아니고 차라리 '자연발생적 우연'에 가깝다는 게 호킹 박사의 굳건한 생각이다. 그가 모든 비밀을 풀어줄 열쇠로 생각하는 M-이론이 정말 모든 비밀을 풀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의 말처럼 M-이론은 더는 이론만은 아닐 것이다.
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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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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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없다', 종교계를 발칵 뒤집은 스티븐 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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