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에 돌담 산책로가 있는 것 또한 제주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영섭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살아가는 동네란 어떤 의미일까.
대부분 그러하듯 그저 아파트가 몇 평인지, 평당 얼마인지, 재건축은 언제인지, 얼마나 직장이나 학교와 가까운지 만 따질 뿐 정작 어떤 동네에 살고 싶은지,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잊고 살게 된 것은 아닐까.
가끔 제주 집에 지인들이 찾아오면 우리는 함께 동네를 산책하며 이 곳을 선택한 이유를 들려주곤 한다. 그럴 때 우리가 들려주는 것은 이 집이 평당 얼마인지, 인프라가 얼마나 좋은지, 교통이 어떤지 등의 사소한(?) 것들이 아니다.
그저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에 예쁘게 심어진 잔디에서 뛰어 노는 순진한 시골아이들의 모습과, 귤 밭 사이 산책로를 따라 예쁘게 피어있는 동백꽃과 유채꽃의 향기, 봄이 되면 바람에 따라 출렁이며 물결을 만들어내는 청보리의 파도를 보여주곤 한다. 그리고 집에서 10분~15분 거리에 있는 삼나무 숲과 함덕 해변으로 드라이브를 하며 자연의 혜택이 가까이 있음에 감사하고 있음을 전해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