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이의 등교길이젠 아빠보다 동네친구와 함께 하는 게 더 좋아요
이희동
폭풍잔소리를 탑재한 아침 식탁세수를 하고 앉은 아이들은 아직도 잠에서 덜 깬 얼굴이다. 신경 써서 차린 아침인데 먹는 둥 마는 둥이다. 시계는 7시 50분을 향해간다. 나의 폭풍잔소리가 가동되고 만다. 물론 나도 안다. 방학 동안 여유롭게 늦잠을 자고 태엽이 늘어진 인형처럼 한참을 뒹굴거리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던 아이들에게 아무리 좋아하는 소시지가 있는 식탁이라도 잠에서 덜 깬 채 식탁에 앉아야 하는 아침 7시 30분은 너무 이르다는 걸. 그러나 어쩔 수 없다. 3월이다, 얘들아!
3월 2일 까꿍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3월 3일 산들이는 구립어린이집 6세반에 입소했다. 까꿍이의 8시 40분 등교, 산들이의 9시 등원을 맞추려면 8시 25분엔 모두가 집을 나서야 한다. 새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 아이들이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하는 학부모의 바쁜 아침이 시작되고야 말았다.
남편과 아이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 남편 도시락을 마무리하고 날씨를 살펴 아이들이 입을 옷을 내어놓는다. 고양이 세수일지라도 스스로 씻고 옷을 입을 수 있는 아이들이지만 새학기 초엔 청결과 위생에 특히 신경 쓰라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친정엄마의 충고에 따라 세수부터 옷매무새를 모두 만져줘야 마음이 편하다.
학기 초라 준비물부터 학부모가 써서 내야 하는 가정통신문들도 많다. 두 곳으로 나눠 보내는 준비물과 서류가 바뀌지 않게 한 번 더 점검하고 까꿍이 머리를 묶으면 부산한 아침이 얼추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