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차 SL후유노시츠겐호의 선두부분.
서규호
JR쿠시로(JR釧路駅)역에 SL후유노시츠겐호가 진입합니다. <은하철도 999호>가 출발할 때 처럼 기관차는 하얀 증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이제 은하계로 떠나야할 것 같습니다. 마치 그 철이처럼 메텔과 함께 우주의 방랑객이 된 기분이죠. 어린아이와 어른들이 기관차 앞에서 기념촬영할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저도 어렸을 때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보며 철도여행 전문가의 꿈을 키워 왔는데 실제로 움직이는 증기기관차를 눈앞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기관차 맨 앞부분에 잠시 올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기관차 맨 앞 헤드마크에는 쿠시로 습원의 상징인 두루미와 C11 171의 차량 번호가 보입니다. C의 의미는 기관차의 큰 바퀴가 3쌍 6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럼 D는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4쌍 8개가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나 배우고 가네요.
이 기관차는 2000년부터 운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물론 기관차는 1940년도에 생산되어 1975년까지 전국을 누비며 실제로 운행을 한 기관차 입니다. 검은색의 투박함이 느껴지지만 오래된 고풍스러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답니다. 기관사 분들은 화로에 석탄을 넣기 위해 마스크를 하며 출발 준비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