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창막걸리, 감미료가 들어있지 않아 칵테일하기 좋다.
허시명
주전자로 막걸리를 받으러 가던 동네 양조장 중에서 감미료를 버린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쁜 남자' 같은 기질을 지닌 태인의 송명섭 막걸리가 무감미료로 마니아층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커밍아웃하듯이 무감미료를 선언한 대열 속에 단풍잎을 딸려 보낸 해창주조장이 들어왔다.
감미료가 안 들어간 해창 막걸리는 맛이 덤덤하고 담백하다. 단맛이 고스란히 빠지니, 마치 물밑의 고요함과 같은 적막함이 느껴진다. 아주 섬세하게 그 향과 맛을 좇아가 보면 고소한 맛이 미끌리듯이 느껴지고, '쌉쓸한' 맛이 혀 끝에 물린다.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지니고 있다는 아스파탐이나 스테비오사이드가 들어간 맛은, 입안에서 엷은 듯하면서도 짜릿하게 느껴지는 단맛의 질감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