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 센터성북구에서는 이미 실험 중이다
이희동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이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편의성 때문이다. 사실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구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을 꾸려가는 당사자나 두 분야를 일자리경제과와 자치행정과로 나누어 지원하는 관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지만, 정작 일반 주민들에게 있어서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하다.
예컨대 어떤 이가 현재 우리 사회의 육아 시스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에게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는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 두 분야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혹은 가정에서의 보육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나 품앗이라는 대안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가 공동육아나 품앗이에 관심이 생겨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찾기 시작한다면 그는 십중팔구 헷갈릴 가능성이 높다. 공동육아와 품앗이 개념부터가 생소한데 그 두 분야는 각기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으로 운영해서 공동육아는 사회적경제이고,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해서 품앗이는 마을공동체라고 하지만 그 경계는 애매모호하다.
또한 지역에서 유기농 재료들만 가지고 찬거리를 만드는 모임이 있다고 하자. 그들은 찬거리를 만들어 경로원이나 지역아동센터 등에 가져다주며 봉사활동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가끔 열리는 장터에도 참여해 수익을 내어 불우이웃을 돕기도 한다. 그럼 이들은 경제행위를 했으니 사회적경제 틀로 이끌어야 하는 것일까? 아님 동아리 개념으로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봐야 하는 걸까?
결국 위와 같은 사례들은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경계가 때로는 종이 한 장 차이임을 보여준다. 물론 각 분야에 특화된 사례들도 있지만 범위가 일정한 지역으로 한정되는 경우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경계는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여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두 분야는 일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홍보, 교육, 상담 등의 부분에서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사업이 변별력을 갖지 못하고 중복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목적 및 운영 메커니즘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즉, 신뢰와 협동이 사회적경제의 핵심요소인 동시에 마을공동체의 기본 조건인 이상 일반 주민들에게 두 분야의 통합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