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가 오랜기간 머물렀던 Hriday Kunj 입구
정수지
"쿠루티, 저 동상 간디 아니야?" "아마다바드 (Ahmadabad)는 간디(Mahatma Gandhi)의 도시이기도 해."쿠루티는 자신의 고향인 아마다바드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인구가 350만 이상되는 대도시에 자이푸르처럼 직물산업이 발달했고, 최근엔 공업도 발달 중이라고 한다. 인도의 민족운동 중심지였고, 간디가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물면서 독립운동의 거점을 삼았다고 전했다. 자신의 출신 학교라는 구자라트대학(Gujarat University)도 간디가 독립운동을 위해 창설한 곳이라고 하는데 들을수록 간디의 영향이 이 도시 곳곳에 서려 있는 게 느껴졌다.
내가 간디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사상가, 독립운동가, 비폭력주의, 채식 등이 전부였다. 가이드 북을 꺼내 아마다바드와 관련된 간디의 정보를 찾아봤지만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쿠루티의 설명만 들었을 때 가치 있고 중요한 역사가 존재하는 듯했는데, 책에 없는 게 이상할 정도다. 반면에 델핀은 쿠루티의 설명을 들으면서 자신의 가이드북에 적힌 아마다바드 정보를 열심히 읽어나갔다.
"너희 모두 인도 전통의상을 입을 거지? 우리 오빠가 너희와 함께 옷을 사러 가줄 거야." 쿠루티는 내일 예식을 준비해야 한다며 자신을 대신해서 오후에 테자스(쿠루티의 오빠)가 우리를 데리러 올 것이라 했다. 도착한 호텔 로비는 바깥보다야 나았지만 에어콘이 전혀 가동되지 않아 굉장히 더웠다. 직원은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우리에게 카드키를 건네주었다. 오성급 호텔에서 간헐적으로 냉방을 하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혹시 객실 안에서도 냉방이 시간에 구애를 받는 것은 아닌지 살짝 공포가 밀려왔지만, 다행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땡큐, 땡큐" 외치며 우리는 살았다고 기뻐했다. 별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감사한지 모르겠다. 사소한 일에 놀라고, 또 감사하게 되는 인도는 여전히 예상 밖의 일이 넘쳐난다.
쿠루티의 오빠가 오기 전까지 3~4시간이 남아있었다. 안토니는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어버리고 우리는 시내 구경이라도 할 겸 호텔 직원의 추천을 받아 'Hriday Kunj'라는 곳으로 향했다. 간디가 독립운동을 위해 오랜 기간 머물었던 거처라고 하는데, 탁 트인 강가를 전망으로 작은 오두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오두막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 한 여인이 앉아 물레를 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