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선 원장은 소년원생에게 최고의 힐링 프로그램은 운동, 봉사활동, 체험활동, 꿈교육 등 인문교육이라고 강조합니다. 한 원장은 축구리그를 통해 소년들의 스트레스를 땀으로 해소시켜주었습니다.
조호진
"사람들은 소년범 대다수가 범죄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소년범 중에 성인(진성) 범죄자가 되는 것은 불과 6%인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습니다. 소년들은 비행에 잠시 노출됐을 뿐이며 성장통을 앓은 뒤에 거의 돌아옵니다. 소년범 중 74%는 가장 먼저 바뀌고, 20%는 천천히 바뀌고, 6%는 아주 오래 걸릴 뿐입니다. 이 아이들은 변화가 힘든 아이들이지 포기할 아이들은 아닙니다."
한영선 원장은 1993년 행정고시(36회) 합격 후 소년범들과 22년째 생활 중인 교정 전문가인데다 미국 미시건주립대와 동국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범죄학 박사입니다. 10편의 학술지 논문과 4권의 저서와 번역서 모두 소년 범죄와 관련됐습니다. 이론과 실제, 검증까지 거치면서 신뢰 수준을 높였으니 소년범에 대한 낙관론을 무모하다고만 할 순 없습니다.
그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특이한 경력과 소명을 가진 공무원입니다. 공장 다니는 어머니의 아들이자 가난한 대학생이던 그는 약자를 돌보는 신학도가 되고 싶었지만 가난 때문에 법학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뜻이 실현됐습니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소년 교정 현장에서 실현된 것입니다. 한 원장에겐 슬로건이 있는데 이렇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최근 소년재판 전담판사를 만났습니다. 그 판사는 "관료의 권위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내려온 한영선 원장으로 인해 서울소년원이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변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한 원장은 소년원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처벌, 교정, 교화 대신에 치료, 보호, 돌봄을 도입했습니다. 응보적 사법에서 회복적 사법으로 바뀌자 소위 '꼴통 짓'을 하던 소년원생들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가해자 처벌보다 피해자 회복이 더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