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소견난생처음으로 한 감상샘 초음파검사에서 3cm 크기의 갑상샘 결절을 발견했다.
강상오
2013년. 최근 갑상샘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사내에서도 갑상샘암에 걸린 사우들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 건강검진에서는 '갑상샘 초음파 검사'가 선택이 아닌 '필수' 검사가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한 번도 검사 받아본 적 없었기에 '올해 선택검진은 갑상샘으로 해볼까' 하던 차였다. 그런데 필수라니, 어쨌든 그해, 나는 갑상샘 검사를 무조건 받을 운명이었나 보다.
나는 지금까지 '갑상샘'이라는 장기가 우리 몸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가끔 주변 노인분들 중에 '갑상샘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다다. 대충 목 부근이라는 것만 알 뿐이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초음파 검사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워 목을 뒤로 젖힌 채 검사를 기다렸다. 그런데 검사원분께서 내게 '평소에 목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나 쉰 목소리가 나지 않냐'고 물었다. 평소에 그런 증상은 전혀 없었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초음파 검사기기는 내 오른쪽 목 아래만 계속 맴돌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검사실을 나오는데, 검사원께서 검사실 밖까지 따라 나왔다. 그리고는 꼭 영상자료CD 받아서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나는 내심 '그래도 크게 걱정 할 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끝내 그런 말은 들을 수 없었다.
건강검진이 끝나고 K센터 입구에 있는 재떨이 앞에 같이 간 동료들이 다 모여 있었다. 동료들은 언제나처럼 함께 담배를 피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내 손에 들려 있는 영상물CD와 굳은 내 표정을 보면서 동료들은 "괜찮을 거야"라며 위로했다. 자기도 갑상샘 결절이 있어서 매년 추적검사를 받고 있다며, 갑상샘 결절의 90%는 양성결절이라서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추석 연휴를 약 2주 앞둔 2013년 9월 12일. 내 갑상샘암 투병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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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너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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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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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후 내게 남은 건... 'CD'와 '굳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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