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존2호 워터팜
강동구청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지금 막 설립된 소셜벤처 기업들. 문제는 그들이 앞서 언급했던 엔젤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경기가 어려워 투자 자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아직 사회적경제 개념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지금 막 창업된 기업들을 도울 만한 선배기업 역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셜벤처 기업의 창업을 마냥 행정의 지원에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행정의 직접적 지원은 국민의 세금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확실한 결과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추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일이라고는 하나, 어쨌든 세금을 특정 기업에다가 몰아줄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최근 소셜벤처와 관련되어 정부의 많은 지원사업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2013년부터 서울시 강동구에서 진행하는 엔젤존/엔젤숍 사업은 눈여겨 볼 만하다. 위 사업은 강동구청이 나서서 지역 내 숨은 공간(유휴 및 공유)을 찾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엔젤존),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그곳에서 교육, 학습할 수 있도록(엔젤숍) 돕는 사업인데, 행정의 직접적인 지원은 최소화하면서 지역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공간만큼 사회적경제 조직들에게 필요한 자원도 없지 않은가.
사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공간들이 비어 있다. 대형점포의 영업장, 종교단체와 공공기관의 회의실, 야간 영업 위주의 뷔페, 카페 등 놀고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그 공간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엔젤존/엔젤숍 사업은 바로 이와 같은 공간을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공간이 필요한 사회적경제 조직들에게 이어줌으로써 사회적비용을 절감한다. 구청은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 의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구청이 제공한 공간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활동하면서 그 지역의 경제활동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강동구 엔젤존 2호점지난 4일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에서 열렸던 엔젤존 개소식은 바로 위와 같은 사업의 두 번째 성과물이다.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은 평소 직업학교 운영 외에 창업지원센터 운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구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엔젤존 사업을 접한 뒤 그 취지에 공감하여 사무실의 일부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동안 서울시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던 동부기술교육원이 엔젤존 사업을 계기로 강동구와 더 활발한 교류를 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엔젤존 2호점에 입점하는 업체는 다름 아닌 워터팜이다. 2013년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진행했던 '희망별동대' 사업에 '국내에서 낭비되는 물을 아껴 그 돈으로 물이 부족한 제3세계에 우물을 판다'라는 모토로 지원해서 소셜벤처의 기반을 닦은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