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왜 여름, 겨울보다 더 빨리 찾아오는 것처럼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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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론상 12월 하순 구름 없는 날, 서울 지역 1평방미터의 대지에 내리쬐는 햇빛의 파워 레벨은 500와트로 6월 하지 때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반면 3월 중순에는 햇빛 에너지 수준이 700~800와트까지 올라간다. 바깥 온도가 섭씨 5도로 똑같을지라도 자동차를 남쪽을 향해 주차해 놓았을 때 1월 초순에 비해 3월 초순의 차 안이 훨씬 따뜻한 이유다. 겨울빛의 힘(파워)이 봄빛보다 떨어지는 탓이다.
계절에 따른 빛의 변화를 느끼는 건 주관 혹은 체질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점 하나는 계절 빛의 변화 속도는 매번 일정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봄을 기준으로 한다면, 봄이 오는 속도를 얼마든지 계산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남쪽 제주의 봄빛은 서울보다 대략 2주 가량 빠르게 찾아온다. 제주의 위도가 서울보다 4도 가량 낮은데, 이런 까닭에 태양의 고도는 같은 날이라면 4도 만큼 높다. 구체적인 예로 정오 햇빛의 입사각이 40도에 이르는 날이 제주에서는 오는 2월 4일 무렵인데, 서울에서는 설 연휴 시작 직전인 오는 2월 16일은 돼야 태양이 이 각도에 올라오게 된다.
체감 기온이 서울이나 제주가 똑같은 2월의 어느 날, 서울 사람이 제주를 방문한다면 봄이 한층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제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산이나 목포, 여수, 통영과 같은 남쪽 도시들은 서울과 위도 차이가 2도 이상 나는 까닭에 적어도 1주일 이상 봄빛을 빨리 느낄 수 있다.
지구의 공전 특성상, 춘분이 가까워질수록 해는 매일 보다 성큼성큼 큰 폭으로 고도를 높여가게 돼 있다. 꽃샘 추위나 이상 한파의 심술은 있겠지만, 봄은 한 번 오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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