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스낵 시장 돌풍의 주역 해태 허니버터칩(왼쪽)과 2011년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주도한 팔도 꼬꼬면.
김시연
돌풍의 주역이 해태제과식품, 한국야쿠르트(팔도라면) 같이 업계 '하위권'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해태제과는 1945년 창업한 대한민국 최초의 제과업체로 롯데제과와 쌍벽을 이루며 1980~1990년대 프로야구단까지 운영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05년 크라운제과에서 인수한 뒤 재기에 나섰지만 현재 스낵 시장에서 농심과 오리온에 밀려 3, 4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1980년대 '팔도 비빔면'을 앞세워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에 밀려 만년 꼴찌였다. 하지만 2011년 꼬꼬면 인기에 힘입어 한때 업계 3위로 뛰어올랐고 2012년 라면사업부를 분사하기에 이른다. 반면 당시 라면 시장 70%를 장악했던 농심은 '신라면 블랙' 실패까지 겹치며 60%대 초반으로 점유율이 곤두박질쳤다.
해태 "허니버터칩도 반짝 인기? 우린 꼬꼬면과 달라"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에 대해선, 맛에 대한 호불호만큼이나 엇갈린다. 그동안 오리온 포카칩, 농심 수미칩, 프링글스 같이 짭짜름한 감자칩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은 벌꿀과 고메 버터 맛을 넣어 달콤한 허니버터칩 맛에 열광했다. 허니버터칩을 처음 접한 이들은 대부분 '색다르다', '맛있다'는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지만 일부 '맛이 너무 강하다', '많이 먹으면 질리겠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닭고기 육수에 청양고추를 넣어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을 낸 꼬꼬면 역시 얼큰한 소고기 국물에 익숙한 소비자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렸다. 호기심에 꼬꼬면을 접했지만 입맛에 맞지 않은 사람들은 다시 찾지 않았고 결국 판매량도 급격히 줄었다. 정작 가장 큰 재미를 본 건 돼지고기 국물 맛을 낸 삼양 나가사키 짬뽕이었다.
당시 꼬꼬면 마케팅에 참여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꼬꼬면이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지만 라면이라는 물적 속성을 감안할 때 세상을 뒤집을 이슈로 회자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과한 버즈(재잘거림,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한 입소문을 말함 - 편집자 주)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크다 보니 실망감도 있었고 품귀 현상이 끝나자 더는 궁금하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이 인사는 "허니버터칩도 색다른 맛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큰 버즈를 감당할 물적 속성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면서 "제품의 저력에 비해 버즈가 큰 편이어서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비슷한 경쟁제품이 나오면서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