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감정 노동자 처우개선 캠페인콜센터 감정 노동자 처우개선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부산청년유니온
"되게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못 배운 사람이 이런데서 일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네가 말하면 아냐? 이런데 와 봤냐?'라고들 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목소리도 점잖은 분이 '전화를 걸었는데, 내가 욕을 했더니 그 여자가 끊었다'며 아무렇지 않게 저한테 얘기해요. 그래서 '저희들이 욕을 꼭 들어야 하는 입장이냐'고 여쭤봤죠. 그랬더니 '당연히 내가 욕을 하면 너네는 꼭 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거예요. 저희가 욕 들으려고 거기 앉아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30대 초반의 여성인 A씨가 대리운전 콜센터 일을 시작한 지도 1년이 되었다. 그 전에 일하던 콜센터가 폐업해 한 달 정도 쉬다가 다시 이 일을 시작했다. 원래는 낮에 일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대리운전 콜센터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콜센터 업무가 전업이 됐다. 그래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보다 월급도 조금 더 받을 정도로 곧잘 해낸다. 아마도 적성에 맞는 것 같다.
하루에 A씨가 받는 전화는 500통. 1분에 2~3통 정도를 받으며 간단한 인사와 위치 확인, 경유지, 도착지를 확인한다. 배차해야 할 위치를 찾는 게 힘들지만 다 알아들을 만큼 베테랑이다. 술자리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그 때문인지 술 취한 분들의 이야기를 잘 알아듣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콜을 많이 받으면 보너스를 준다. 대신 위치를 잘못 알아듣고 대리운전 기사를 보내면 월급이 깎이는 식이다. 술 취한 고객을 상대하다 보니 그런 경우가 많다. 술 취한 고객들과 '지금 위치가 어디세요?' '** 여기 말씀이신가요?'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왜 말을 잘 못 알아듣냐?'고 시비도 붙고, '아가씨~ '하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하루에 3~4번은 클레임을 받아요. 주차를 이상하게 했다거나 주차를 안 해줬다거나 잔돈을 안 줬다는 것 같은 이유로 말이죠. 운전기사한테는 말을 못하고 괜히 전화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왜 기사한테 직접 말을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기사한테 말을 못하고 전화해서 상담원에게 따지듯 욕을 해요. 기사에게 말하면 다 해결될 일을 말이죠. 요구하면 다 해주는 건데, 그래서 요구하시면 다 되는 건데 요구하시라고 말해요."상담원이 잘못한 일이 아닌데 콜센터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시 당한다. 그러시면 안 된다고 대응이라도 하려고 하면, 상담원인데 왜 고분고분하지 않냐고 되레 따진다. 사람들은 콜센터 직원에게 일방적 친절만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