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6년 8월에 평양 대동강을 침입했던 미 상선 제너럴셔먼호
강화역사문화연구소
프랑스가 보복 침입을 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던 그해 여름(8월 20일)에 평양의 대동강에 검은색 철선이 연기를 뿜으며 나타났다. 길이가 55미터에 너비는 15미터나 되는 커다란 이 배에는 대포가 2문이나 설치되어 있었고 장총과 권총을 비롯한 무기들도 많이 실려 있어서 유사시에는 군함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들은 통상을 요구하며 대동강에 보트를 띄워 강의 깊이를 재고 물길을 알아보는 등 정찰 활동을 했다. 바로 미국의 상선이었던 제너럴셔먼호였다.
내 집 앞마당에 낯선 사람이 출몰했으니 놀라고 당황스러울 것은 당연한 이치다. 더구나 무기까지 갖추고 위협을 하니 어느 누군들 가만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조선은 군자의 나라답게 그들을 홀대하지 않고 먹을 것과 연료 등을 주며 '유원지의(柔遠之義)'를 보였다. 멀리서 온 손님을 잘 대접해 주는 미덕을 보였음에도 그들은 오히려 우리의 병사들을 가두고 놓아주지 않았다.
조선의 장수가 포로로 잡혀있고 군졸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평양 주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그래서 이양선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고 화살을 쏘았지만, 미군의 화력 앞에 무력했다. 이 싸움에서 조선인은 일곱 명이나 목숨을 잃고 또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월등히 우수한 무기를 가진 미군을 정공법으로 상대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조선군은 화공법(火攻法)을 쓰기로 하고 폭약을 실은 배 두 척을 제너럴셔먼호 가까이 접근시켰다. 때마침 대동강의 수위는 낮아져 있었다. 며칠 전에 온 큰비로 수위가 높아진 대동강을 제너럴셔먼호가 들어왔는데 물이 빠져 수위가 낮아지자 배는 그만 모래톱 위에 얹히고 말았다.
신미양요의 시작 배 2척을 한데 묶어 마른 나무를 잔뜩 쌓은 다음에 유황과 초석을 뿌렸다. 그리고 화약을 장전하고 도화선에 불을 붙여 제너럴셔먼호와 충돌하도록 하였다. 철선은 곧 화염에 휩싸였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화약이 폭발할 때 죽거나 또는 불이 붙은 채 강에 뛰어들었지만 생명을 건지지는 못했다. 간신히 살아나 뭍으로 도망간 사람도 있었지만, 흥분한 조선 사람들이 그들을 살려주지 않았다. 배에 타고 있던 스물세 명 중에 살아남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