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희 잔븍교육청 신임 대변인
전북교육청 공보실
- 이달 초 교육청 대변인에 임명되었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대변인이라고 하면 전 두 가지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일반적으로 대변인은 관공서 등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주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말해준다는 의미도 있잖아요.
처음 이 일을 맡고 대변인이라는 역할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처음 하는 일이었고, 그냥 교사로 생활해왔기 때문에 낯선 일이었거든요. 현재는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제가 맡은 일을 계속 고민하면서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발탁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세요?"저는 장학사였으니 발령권자가 이런 일을 하면 좋겠다고 하면 갈 수밖에 없는 처지죠. 다만 처음에 교육감님께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말은 했어요. 이에 교육감님께서 '항상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겠냐, 그리고 믿고 있다'고 말씀하셔서, 제가 현장에서 쌓아왔던 활동을 나름 인정하고 믿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대변인이시다 보니 언론과의 관계도 중요할 텐데요."어릴 때 꿈이 기자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평소에 언론인들을 굉장히 존경해 왔어요. 근데 현장에 와보니 '정말 언론을 대하는 게 어렵구나'를 실감하고 있어요. 특히 전북교육청과 지역 언론이 초기에 대립각을 세웠던 부분이 실제 있었어요. 그건 과거의 관행들을 타파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긴 잡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님들도 교육감님 입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시는 것 같고, 교육감님께서도 언론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2기에서는 건전하고 타당한 비판은 받아들이면서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관해서는 같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조금 더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등교시작 늦추면 아침 학원수강? 취지를 이해 못하는 것- 아무래도 현안을 물어야 할 것 같아요. 최근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아침 등교 시간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9시 등교', 혹은 '등교시각 늦추기'를 시작한 배경은 무엇입니까?"경기도교육청은 '9시등교'라는 말을 쓰고 있고, 저희는 '등교시각 늦추기'라고 합니다. 이런 말을 쓰게 된 이유는 저희 교육감님이 헌법학자시잖아요. 현재 등교시각 결정에 관한 권한은 단위 학교장에게 있습니다. 교육감님이 아무래도 법에 민감하니까 '등교시각을 몇 시에 하라'는 표현은 하지 않고, '등교 시각 결정은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 능률 향상을 위해서는 지금보단 늦추는 게 좋겠다'는 의미에서 '등교시각 늦추기'라는 정책명을 쓰게 됐습니다. 그런데 등교시각을 10분 늦추는 것도 늦추기라서 세부사항에 '현행보다 30분 이상은 늦추는 게 좋겠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 경기도가 이번 달부터 시행했지만 찬반이 엇갈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도의 성과를 보고 시행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도 있고, 또 교총 같은 단체는 한 해 계획을 연초에 짜는 학교로서 2학기에 시작하는 이런 정책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합니다.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교총에서 '2학기 시행하는 게 굉장히 혼란스럽다'는 말을 하는 거 같은데 실은 제가 학교에 있을 때 일정 시간 변경이 자주 있어요. 왜냐면 학교 행사랄지 불가피하게 시험을 본다든지 할 때도 일정 변경은 조금 있어요. 그런 걸로 본다면 너무 지나친 기우가 아닌가 싶어요.
'아침등교시각 늦추기'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보통 1교시는 초중고 학교별로 조금 다르긴 하지만 9시 전후에서 시작을 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은 등교시간보다 20분~1시간 정도 일찍 나와서 실은 자율학습을 하죠. 저희는 이런 자율학습을 없애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둘째로 고등학생의 경우, 빠른 학교는 오전 7시 40분에 아이들이 등교하거든요. 그리고 보통 1교시 시작 시간이 8시 10분이나 8시 20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아침도 못 먹고 허겁지겁 학교에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1교시를 정상화시켜야 되겠다는 의미가 더 커요. 그래서 학교현장에서 등교 시간의 문제가 생겨 혼란스럽다는 주장은 너무나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약 혼란스런 부정적인 상황이 있다면 앞으로 3개월 정도 시행 과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3개월은 시범적인 성격인 건가요?"저희가 처음부터 이것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말은 쓰지 않았지만 다양한 반응들이 있는 걸 고려할 수는 있잖아요. 예를 들면 '일부이기 하지만 너무 급한 거 아니냐', '맞벌이 가정 문제점은 고려하지 않았냐'는 등 여러 가지 반응들이 적은 숫자라 하더라도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건 행정당국이 마땅히 해야 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 어떤 학부모들은 9시 등교가 수능시험 입실 시간과 맞지 않아 수험생들의 생체리듬을 깨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번 주 <시사인>에 마침 아이들의 등교시간에 관련된 인터뷰 자료가 실렸어요. 그중에 수능시험 입시와 등교시간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는데 아이들 반응은 '그게 그렇게 영향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또 고3에 한해서는 유예기간을 줬고 단위 학교에서 고3은 적용하지 않는다는 지침도 줬거든요. 그래서 이건 너무 지나친 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