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도로는 왜 100번일까. 답은 '우편번호'에 있다.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운전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홀수는 남북으로 짝수는 동서로 달리는 고속도로를 뜻한다. 예들 들면, 인천과 강릉을 동서로 잇는 영동고속도로는 50번으로 짝수다. 또 전남 무안과 서울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서해안고속도로는 15번이다.
고속도로의 주요 노선은 짝수든 홀수든 두 자리 숫자 표기가 기본이다. 다만, 대도시 주변 순환도로나 주요 노선에서 갈려 나오는 지선은 세 자리 번호가 주어진다. 100번인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나 300번인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고속도로에 세 자리 숫자를 매기는 것일까. 답은 '우편번호'에 있다. 100번의 1, 300번의 3은 각각 서울과 대전의 우편번호 첫 자리에서 따온 숫자다.
순환도로가 아닌 지선은 주요 간선노선 끝에 숫자 하나를 더 붙여, 세 자리 숫자로 표기한다. 대전과 논산을 잇는 251번 호남고속도로 지선이 그 예다. 이 고속도로는 25번인 호남고속도로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남북으로 달리기 때문에 홀수로 표시돼야 하므로 '25+1=251'이다.
경부고속도로가 1번인 이유
그러나 예외 없는 법칙은 드문 법. 간선고속도로 숫자 표기는 두 자리가 기본이지만 우리나라 고속국도 1호인 경부고속도로만큼은 1번으로 한 자리다. 또 인천과 서울을 동서로 잇는 110번, 120번, 130번 도로도 다소 예외적으로 숫자가 매겨졌다. 이들 세 개 노선은 100번인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네 자리 숫자가 아닌 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들 도로 중 짝수 도로일 경우, 남쪽보다는 북쪽에 있는 도로의 숫자가 더 커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지고 있다. 110번이 제일 남쪽, 120번이 그 다음, 130번이 제일 북쪽이다. 또 동서 방향일 때는 짝수로 표기한다는 원칙도 적용되고 있다.
한편, 일반국도 또한 고속도로와 번호체계가 비슷하다. 동서로 달리는 것들은 짝수, 남북으로 달리는 것은 홀수다. 고속도로와 큰 차이는 세 자리 숫자 없이, 1부터 99까지의 번호만 부여된다는 점이다.
도로명 주소에도 법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