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중 '야출고북구기'의 탄생지인 고북구 장성 앞에서 테마여행단베이징에서 열하(청더)로 가는 길에 있는 고북구장성. 이곳에서 '야출고북구기'라는 명문이 나왔다. 필자가 운영하던 테마여행에 참석했던 참가자들
조창완
내게도 2004년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 있었던 해다. 중국 여행책 두 권(<알짜배기 세계여행 중국> <중국도시기행>)을 출간하고, <오마이뉴스> 등에 관련 내용을 기고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국 여행에 대한 질의가 늘어났다. 이 쪽 세계에서 제법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몇몇 사람이 톈진에 있던 나를 찾아와 중국 전문 여행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나는 이들과 2004년 1월, 한국에 알자여행을 창업했다.
이 즈음에 한국에서는 베이징·상하이는 물론이고 장지아지에(장가계) 등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다. 수많은 여행사들이 여행 상품을 만들었지만, 대부분 패키지 상품이어서 중국을 제대로 아는 데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우리 여행사는 가장 먼저 '노팁' '노쇼핑' '노옵션'으로 정가제를 표방했다. 또 제대로 된 여행 안내자를 동행시키는 여행 상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케팅이었다. 당시에도 나는 <오마이뉴스>에 찾아가 테마여행을 같이 해보자고 요청했다. 그래서 처음 만든 여행은 '고미숙과 떠나는 열하기행'이었다. 여행 기획을 한 뒤 동숭동에 있던 '수유 너머' 고미숙 연구원을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부탁했다. 고미숙씨는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출간해 인문학계의 신선한 충격을 던진 상태였다.
길에 대한 이해 부족과 청동릉(淸東陵)까지 보여주려는 욕심에 코스를 너무 힘들게 잡았다. 때문에 다음 행선지에 오후 10시에 도착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이 여행을 진행하면서 나는 여행 문화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여행 도중 고미숙 선생은 이런 말을 했다.
"책을 읽고 스스로에게 변화가 없다면 진정한 독서가 아니고, 여행을 한 후 변화된 것이 없다면 좋은 여행이 아닙니다." 이 말은 내 깊숙이 들어왔다. 대학시절, '하루에 한 권 이상 책을 읽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쏙, 사회에 나온 뒤부터는 PC통신 독서일기로 '잘난 척'을 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나는 이 길을 통해 '제대로 된 노마드가 되자'고 다짐했다. 이런 다짐 때문인지 이후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다가 최근에는 공직의 길을 걷고 있다. 물론 이 역시 한시적일 수 있지만, 일에 노마디즘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역마살을 붙잡고 있다.
동북공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있었지만 5월 10일에 한중 최초의 합작 드라마인 <북경 내사랑>이 방영됐다. 20부작이었던 이 드라마는 배우 김재원과 순페이페이가 호흡을 맞췄다.
중국인이 한국인과 비교해 부족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