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홍대의 군은 벌써 5년째 엄마의 연주를 지켜보고 있다
김종훈
"우리 엄마 완전 멋있죠? 엄마가 바이올린하는 거 좋아요."
창 너머로 연주를 지켜보던 홍대의(11)군이 엄마를 따라 연습실에 들른 지 벌써 5년째. 1시간 30분의 기다림이 지루할 법도 하건만 대의군은 피곤한 기색 없이 엄마를 지켜봤다. 그러면서 "엄마가 지난번 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며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5일 저녁, 전북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에 자리한 마을 오케스트라 '하니비'(단장 허준태)의 연습 현장을 찾았다. 20대 학생부터 40대 아저씨, 60대 어머니까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조합이었다.
연습이 시작되자 불편한 소리가 들려왔다. 지휘자 오른편의 소리가 너무 컸다. 균형이 어긋나 보였다. 그 순간, "천천히 다시 해보죠"란 지휘자의 한 마디. 따로 놀던 소리가 서로의 빈틈을 채워갔다.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무거워 보이던 사람들의 표정에도 화색이 돌았다.
이날 하니비(Honeybee, 꿀벌) 오케스트라 연습실엔 음악이 좋아 모인 30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주부, 회사원, 교사, 공무원, 학원 원장 등 직업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매주 모여 연습한 지도 어느새 7년. 오는 11월 23일, 하니비 19번째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다들 분주한 모습이었다.
7년 역사, 정기 연주회만 18번... 마을 오케스트라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