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자 KBS <뉴스 9> 화면 갈무리
KBS
KBS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전셋값 잡기 실패'를 감췄다. <뉴스 9>는 보도 초반 "전세를 고집하던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 늘어나고, 일부 고가 전세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는 주춤한다"고 말했다. 서울 전체 지역의 전셋값이 지난주에만 0.23% 증가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뉴스 9>는 "(매매)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나타난다", "고가 전세 지역은 전셋값 상승세가 꺾였다"며 현재 상황을 마냥 긍정적인 것처럼 묘사했다. 특히 송파 등의 일부 지역만을 말하며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되었다"는 평가를 반복적으로 내리고 있다.
실제로는 전세 가격의 오름세가 여전히 가파르고, 대다수의 다른 언론들이 '전세가 60주 연속 상승 기록 경신'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KBS의 이런 보도는 마치 전세 가격이 차츰 안정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반대로, 정부의 대책이 큰 효력을 발휘하는 듯 보이는 것이다. 매매 증가가 전세 수요를 해결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는 당연히 제대로 언급도, 분석도 되지 않았다.
전세주택 재계약과 이사철이 다가오는 지금, 전세 문제는 서민들의 피부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사안이다.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을 아무리 '눈 가리고 아웅'해 봤자, 실제 세입자들이 집 구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면 결국 곪아 터지게 될 문제라는 얘기다. 그러니 KBS와 MBC, 시청자들에게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최면을 걸려고 들지 말고 지금이라도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꼼꼼히 진단하는 것이 어떤가. 정부가 참고라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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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못한 전셋값'... 애써 눈돌리는 KBS·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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