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하이브리드 ES300h의 실내모습. 8인치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기기를 컴퓨터 마우스 다루듯 조작할 수 있는 2세대 리모트 터치 등이 눈에 띈다. 에코, 스포트, 노멀 등 3가지로 주행모드를 바꿀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와 15개 스피커로 구성된 마크레빈슨 오디오 등도 들어있다.
한국도요타
하이브리드 편견이 깨지다... 경제성과 파워의 두 마리 토끼를 잡다이날 기자가 렉서스 하이브리드를 탄 구간은 모두 476킬로미터 정도.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서울 강남 시내 도로부터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충남 당진을 거쳐, 전북 부안과 전남 광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국도를 이용했다.
특히 내장산 일대 산길 곡선구간에서의 움직임도 만족스러웠다. 지면에 딱 붙어 움직이는 타이어의 접지력과 부드러운 핸들링은 차의 쏠림현상을 충분히 견뎌냈다. 이날 로드테스트는 하이브리드차의 특성인 연료 효율성에만 맞추지 않았다. 렉서스가 내세운 하이브리드차의 달리기 성능까지 확인해 볼 기회였다.
물론 여전히 하이브리드차하면 '경제성'을 떠올린다. 일부 낮은 속도에선 휘발유나 디젤 대신 전기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름을 적게 쓰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휘발유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차 역시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연비는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출발할 때나 정지할 때 가속페달이나 정지 페달을 무리하게 밟지 않는 등 기본적인 운전습관만 제대로 몸에 익혀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탄력운전 등으로 전기모터를 쓰면 연료를 크게 아낄 수도 있다.
기자가 탔던 렉서스 ES300h의 경우 경제성과 함께 좋은 주행성능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역시 도요타만의 기술임이 분명하다. 이 차의 값은 4990만 원부터 시작된다. 대개 같은 종류의 하이브리드차는 휘발유 모델보다 수백만 원가량 비싸다.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렉서스 ES300h는 휘발유 모델보다 오히려 값이 싸다. 게다가 경쟁모델인 독일 베엠베(BMW) 520d(디젤모델)보다 무려 600만 원이상 저렴하다. 이 회사 이병진 이사는 "하이브리드차는 휘발유차보다 비싸다는 상식을 깬 것"이라며 "경제성과 파워, 차량 가격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차값만 보면 렉서스 하이브리드차를 쉽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렉서스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이미지와 수요 계층도 분명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젊은 전문가 그룹이다. 이들은 예전처럼 브랜드만 따지지도 않는다. 또 친환경적이면서 윤리적 소비 등 나름 진보적(?) 생각도 갖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소비자 500만 명에 자신의 하이브리드차를 태운 도요타 자동차다. 요즘 같은 추세라면 '한국은 하이브리드의 무덤'이라는 편견도 깨질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과연 깨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