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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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한민국의 결혼은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육아나 가사에 대한 부담이 여성에게 쏠리는 것도 그렇습니다.
배우자의 부모에 신경을 쓰는 일도 여성에게는 부담입니다. 사위는 처가에서 주로 대접받는 입장이지만, 며느리로서는 시댁에 가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고 힘든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남편의 배려·이해·양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제, 황금기님의 사연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내가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해서 이혼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하지만 며느리의 시부모 봉양은 남편이 협조를 구해야 할 일이지 이혼으로 풀 일이 아닙니다. 부부 갈등이 아니라 고부 간의 문제로 이혼에까지 이르는 일이야말로 커다란 불효 아닐까요.
법으로 따지더라도 폭행·학대·심각한 모욕 정도에 이르렀다면 모를까, 단지 '시부모나 장인·장모에게 쌀쌀맞게 대했다', '자주 찾아보지 않았다'는 정도는 혼인 파탄 사유로 볼 수도 없습니다. 황금기님, 부디 아내와 관계를 회복하셔서 함께 노후를 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물론 배우자가 자기 부모에게 살갑게 대하지 않을 때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을 인정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실적인 대안, '효도는 셀프다'그래서 대안을 제시해봅니다. 효도를 하고 싶거든 자기 부모는 자기가 알아서 하자! 효도는 셀프다!
너무 냉정한가요. 어쨌거나 배우자를 향한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혹시 아내나 남편이 효도를 거든다면 감사하게 여기자는 말입니다. 그리고 자기 부모에게 대하는 만큼 상대 부모에게도 똑같이 대하려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가족의 우선순위는 부부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결코 부모나 자식이 중심이 돼서는 안 됩니다. 특히나 남편들로서는 결혼한 뒤에는 자신의 부모형제와 독립해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부간의 갈등이 생기는 밑바탕에는 결혼 후에도 부모를 중심으로 하는, 자기 집안의 둥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의 태도가 자리잡고 있다고 봅니다.
끝으로 고부간의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여성분들에게 한 말씀 드립니다. 한 번쯤 입장을 바꿔 놓고 열린 마음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며느리지만 앞으로는 시어머니나 장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애지중지해서 키운 아들과 딸이 결혼한 뒤에도 나에게 잘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아마도 자식 키운 보람이 있다고 느낄 겁니다. 그런데 만일 이 문제로 아들과 딸이 며느리나 사위와 다툰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때로는 남편의 부모 사랑을 인정해주는 아량도 베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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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법원공무원(각종 강의, 출간, 기고)
책<생활법률상식사전> <판결 vs 판결> 등/ 강의(인권위, 도서관, 구청, 도청, 대학에서 생활법률 정보인권 강의) / 방송 (KBS 라디오 경제로통일로 고정출연 등) /2009년, 2011년 올해의 뉴스게릴라. jundorap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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