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떼우 3시간의 이동, 편하다고만 할 수 없지.
양학용
태양 빛을 먹은 그 강물이, 우리 배가 만들어낸 파도를 넘실넘실 넘을 때마다 작은 별 몇 개가 반짝 물 위로 뛰어올라 대기 속으로 사라졌다. 제 자리를 모르고 머리 위까지 올라갔던 내 마음이 심장 아래로 회귀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평화롭고 고즈넉했다. 그때 한 아이의 낮은 목소리가 내 마음에 작은 파문 하나를 더 그려 넣었다.
"아아… 좋다……." 배가 작은 섬들과 수초들 사이사이로 달리는 동안, 좋을 때면 '진짜' '대박' 같은 센 단어들을 동원해 소리를 지르는 것만 알 것 같던 아이가 들릴 듯 말 듯 낮고 수줍은 언어 두 마디를 강물에 문득, 툭, 풀어놓은 것이다. 아… 좋다……. 그 아이의 좋아하는 그 마음이 내게로 건너와 내 마음 속에서 작은 파문이 되어 번져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 역시 좋았다.
그 앞에 앉은 다른 아이는 여행 초기에는 탁해 보여 더럽다고 말했던 강물에 스스럼없이 손을 집어넣고 그이의 맑은 눈빛을 밑밥 삼아 물살을 낚고 있다. 그 너머에는 또 다른 두 아이가 전날 우리가 참파삭 유적지에 다녀올 때 자전거를 타고 황톳길을 달리던 그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새삼 이야기하고 있다.
차를 타고 갔더라면 그만큼은 멋지지 않았을 거라고 자기들끼리 다짐하는 말도 들려온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차를 타는 것보다 볼 것이 많다는 것, 또는 여행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점심 때에는 나루터 식당에서 아이들이 능청스럽게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한 손으로 '조물딱 조물딱' 뭉쳐서 먹는 그 모습이 라오 현지인들처럼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