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톡 대표.
권우성
"이통사 수익 감소? 카카오톡 핑계로 요금 올리려는 것"이 대표는 mVoIP가 확산되면 음성 수익이 크게 감소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통사 주장에도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실제 망 투자가 얼마고 비용이 얼마인지 공개하지 않으면서 우리 죽겠다, 하는데, 공공재인 망을 볼모로 사업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음성-문자 수입이 데이터망에서 의미가 없어져 이통사에서도 다른 수익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건드리지 말라는 거다."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비공개 보고서에서 mVoIP를 전면 허용할 경우 KT 매출이 앞으로 3년간 2조 3천억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정보통신연구원(KISDI)은 지난 3월 3G망에서 mVoIP를 전면 허용하더라도 이통사 매출 감소폭은 0.73%에 그칠 걸로 추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통사 쪽 주장은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아무래도 국책 연구기관 조사가 더 객관적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통사에서 보이스톡 문제를 요금 인상 이슈로 몰고 가 그 부담을 우리에게 전가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통사 입장에선) 울고 싶은 데 뺨 맞은 격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mVoIP 역시 기간통신사업자 역무로 봐야 한다는 이통사 주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겉보기엔 우리가 통신사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통신사는 물리적인 망을 관리하는 역무이고 우리는 망 없이 데이터망에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통사와 잡음 때문에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 망설여"다음 마이피플이나 네이버 라인 등 경쟁사에 비해 보이스톡 서비스가 늦어진 데 대해 이 대표는 "이통사 눈치를 봤다기보다 서비스 품질 문제 때문이었다"면서 "mVoIP는 음성망과 통할 수 없는 한계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했고 자체 기술로 개발하려다 보니 시간이 더 걸렸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서비스 준비 1년 만인 지난 5월 말 보이스톡 시범 서비스를 일본에서 전 세계로 확대하면서 한국만 빼놓았다. 이에 이 대표는 "국내 오픈을 망설이면서 이통사와 잡음이 생기겠다는 생각은 했다"면서 "내부에서도 그렇게 분란을 일으키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카카오는 불과 열흘 만인 지난 4일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보이스톡을 오픈했다. 이 대표는 "(국내 차단을) 우회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떠도는데 계속 그렇게 둘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애플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2012)에서 자체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을 3G망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국내 망 중립성 논란에 불을 질렀다.
이에 이 대표는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국내 기업 역차별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망 중립성이 안 되면 창의적 서비스가 안 나오고 이통사 차단을 걱정해서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면서 "그 사이 해외 서비스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1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던 이 대표도 이 대목에선 표정이 심각해졌다. 인터넷업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선 이통사들의 보이스톡이나 페이스타임 차단 행위가 망 이용자들에게 차별 없는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한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선인터넷망에서 통신사들이 자사 IPTV에 프리미엄 망을 제공하는 행위도 비슷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표는 "프리미엄 망이 생겨도 기존 망 품질이 떨어지지 않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갈아타기처럼 되면 요금만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가격만 올린 '특설렁탕'을 내놓고 기존 설렁탕 맛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90년대 후반 PC통신에서 인터넷 시대로 바뀌면서 통신사들뿐 아니라 누구나 웹사이트 서비스가 가능해져 창업 부흥기를 맞았다. 네이버, 다음도 그때 생겼다. 이제 모바일로 제2의 창업 붐이 일고 있는데 이통사에서 돈 받겠다고 막으면 10년 만에 온 기회를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