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대형세단 K9. 세계적인 명차들을 뛰어넘겠다면서 내놓은 야심작이다. 디자인부터 성능, 편의장치에 이르기까지 한층 진보한 측면은 있다. 하지만 '비싼차'를 뛰어넘어 소비자들 누구나 인정하는 '고급차'가 되기 위해선 뭔가 2% 부족하다.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K9의 연비는 1리터당 10.3킬로미터다. 공인 연비다. 후륜구동의 대형 세단치고는 높은 편이라는 것이 회사 쪽 설명이다. 기자가 이날 탔던 차의 경우는 이보다 낮은 7.8킬로미터(1리터당)였다. 물론 이 정도의 차를 타는 사람들이 연비를 얼마나 따지겠느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K9을 타려는 소비자가 40대~50대 초의 경제력 있는 전문직이라면, 다를 수도 있다. 이들 소비층이 가장 값어치를 꼼꼼히 따지는 사람들이다.
차값은 5290만 원(3.3리터급)부터 시작한다. 기자가 탔던 차는 가장 비싼 8640만 원(3.8리터급)짜리다.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은 "BMW 7시리즈나 벤츠 S클래스와 비슷한 성능과 장치에도 값은 이들보다 훨씬 적다"고 강조한다. 이들 차량들이 2억5000만 원 전후에 형성된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차값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한마디로 비싸다는 것이다. 기자가 탄 차만 해도 1억 원 정도(세금 포함) 값을 치러야 한다. 제대로 타려면 각종 옵션을 넣어야 하고, 7000만 원은 훌쩍 넘게 돼 있다. 회사입장에선 성능대비 값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이에 못 미친다.
자, 다시 돌아가자. K9은 분명 좋은 차다. 현대기아차 기술진이 오래 고생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선뜻 '고급 차'에 방점을 찍기가 어렵다. 이유는 기아차만의 혁신과 기술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K9에 적용된 기술 대부분은 유럽 차들이 오래전에 적용했던 것들이다. 물론 이를 좀 더 발전시키는 것도 기술이긴 하다. 일부에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말도 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짱가'라는 아이디는 이렇게 적었다. "K9을 보고, 정말 독일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이젠 비교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주도하는 자동차 회사가 됐으면 합니다."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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