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종로의 기적> 포스터
시네마달
성공하는 커밍아웃을 위해선 다양한 준비가 필요해요. 모두가 같은 상황과 조건에서 커밍아웃 하진 않습니다. 님처럼 주위 친한 사람들에게 커밍아웃한 경험이 있는 분도 있지만 아직 자신 스스로를 동성애자로 받아들이지 못한 분은 자기 자신에게도 커밍아웃 하지 않은 것이죠. 그만큼 저마다 상황도 다르고 조건도 다르지요. 님 같은 경우 직장에서라면 직장 규모나 성격, 분위기에 따라서 다양한 인간관계와 환경이 있기 때문에 직장 내 커밍아웃은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에게 말할 때는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고, 업무 과정에서도 신뢰가 잘 쌓인 동료부터 시작합니다.
직장 내에 당신을 지지할 수 있는 사람 하나둘 씩 만들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서 직장 내에서 알릴 때에는 님이 동성애자라고 해서 직장 생활이나 업무에 부정적 영향이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신시켜야 합니다.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직장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해요. 혹시라도 커밍아웃으로 인해 부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동법, 국가인권위원회법, 직장 내의 상벌 규정, 단체 협약, 근로 계약서 등과 같은 것들을 미리 확인해 보면 좋습니다. 예상 가능한 불리한 처우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조항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사회에서 형제, 자매, 부모님은 님처럼 가족 중 한 명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하면 자신과 직결되는 직접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커밍아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아주 큰 지지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 역시 바로 이들이죠. 우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 형제, 자매 중에서 가장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 커밍아웃 한 다음 지지자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할 때도 동성애자라는 직접적인 표현 보다는 "나 여자/남자를 좋아해" , "나 여자/남자에게 더 끌려" 와 같은 표현이 좋을 수 있습니다. 형제, 자매, 부모 모두 처음 반응은 분노부터 이미 짐작했다는 태도까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강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지요. 혹시라도 부모님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죄책감을 가진다면 이는 부모님의 잘못이 아니며 동성애자가 불행하거나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님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부모님은 많이 실망하고 힘들어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시간이 필요한 것이기에 그 시간을 충분히 드려야 합니다. 그럴수록 동성애자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런 모습에서 부모님은 걱정들을 조금씩 덜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커밍아웃을 말리는 경우는 아무래도 이로 인해 직장내에서 부당한 처우을 당한다거나 부모님이 너무 실망하여 가슴 아픈 시간이 지속되는 상황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일 거예요. 이는 커밍아웃이 문제가 아니라 아직 우리 사회가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나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커밍아웃 이후에 생기는 문제는 그만큼 시간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또 만에 하나 커밍아웃으로 인해 동성애자 차별이 생긴다면 그 차별을 없애기 위해 우리 사회의 부당함을 알려야 하죠. 여러 번의 커밍아웃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고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용기와 인내심이라면 어떠한 장애물도 넘어설 수 있을 거예요. 결국 커밍아웃으로 인생에 다가오는 수많은 장애물들과 맞설 수 있는 용기와 긍정의 힘을 얻는 것이지요. 그래서 커밍아웃은 힘들더라도 꾸준하게 지속해야 할 우리 동성애자들의 삶의 전환점, 터닝 포인트입니다. 함께 커밍아웃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