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코어 스마트폰 최강자는 누구?
봉주영
클럭 속도 빠르다고 성능이 더 우수한 건 아냐 대체 '듀얼코어'가 뭐기에 스마트폰 속도가 이렇게 빨라진 걸까요? '손 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에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하는 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입니다. AP는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을 구동시키는데 그 두뇌 역할을 하는 게 'CPU 코어'입니다.
보통 AP에는 'CPU 코어'가 하나인데 듀얼코어 CPU는 말 그대로 CPU 코어가 2개 달려 두 개 이상 프로그램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킹 작업에 유리합니다. 코어가 1개일 때보다 실행 속도도 빨라지고 전력 소모량도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빠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쯤엔 CPU 코어가 4개 달린 '쿼드코어' 스마트폰 등장도 예고되고 있습니다.
같은 듀얼코어 CPU라도 Hz 단위로 표시하는 '클럭 속도'가 높을수록 AP 동작 속도도 빠릅니다. 다만 그래픽 프로세서(GPU)나 RAM(기본메모리) 성능,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도 전반적으로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만 클럭 속도만 높다고 더 우수한 스마트폰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베가 2세대인 베가S(1.2GHz)나 베가X에 비해 CPU와 그래픽 처리 속도가 2~2.5배 빨라졌다고 자랑하는 팬택조차 정작 갤럭시S2와 비교해선 "동등 이상의 우위"라고 조심스러운 표현을 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 갤럭시S2와 비교해 봤더니 웹브라우징이나 스크롤 속도나 3D 게임 구동 속도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CPU 속도-스펙 경쟁은 안드로이드폰의 숙명?그런데 왜 유독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끼리 속도 경쟁이 치열한 걸까요? 정작 애플 아이폰은 CPU 클럭 속도를 내세우지 않을 뿐더러, 아예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폰4 역시 외부 전문가들이 800MHz 정도로 추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IT칼럼니스트 김인성씨는 "애플은 자기 제품 성능과 배터리 용량에 맞게 최적화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CPU 속도로 승부할 필요가 없는 반면 안드로이드는 자원 소모가 많아 CPU 속도를 최대한 높이고 '오버 클럭(사용자가 인위적으로 제품 클럭 속도를 높이는 일)'까지 해야 아이폰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범용성을 내세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어떤 CPU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제각각 다른 언어들을 기계어로 번역해 주는 '가상머신'을 쓰는데 이때 배터리 등 자원 소모가 30% 이상 많다고 합니다.
김인성씨는 "PC용 CPU는 가상머신을 써도 문제없을 정도로 성능이 빨라졌지만 모바일 CPU는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CPU 속도를 높일수록 스마트폰이 쉽게 뜨거워지고 전력 소모도 많아지는 반면 배터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죽자사자 CPU 속도나 '스펙' 경쟁을 벌이는 것도 결국 자체 운영 체제를 갖지 못한 '숙명'인 셈입니다. 더구나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 마켓까지 같다 보니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건 하드웨어 스펙만 남지 않은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