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애플 아이패드2와 모토로라 줌이 나란히 전시된 종로의 한 IT기기 전문 매장에서 한 고객이 두 제품을 비교해 보고 있다.
김시연
"아이패드2는 아이폰을 써 봐서 익숙하고 모토로라 줌은 새로운 맛이 있네요."
지난 4일 낮 서울 종로에 있는 한 IT기기 전문 매장에선 4월 중 출시를 앞둔 애플 아이패드2와 모토로라 줌을 나란히 전시했다. 이른바 '태블릿 배틀'. 마침 아이폰용 이어폰을 귀에 꽂은 한 젊은 손님이 두 제품을 번갈아가며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자신의 첫 태블릿을 저울질하며 끝까지 '중립'을 지켰지만 그의 최종 선택을 짐작하기가 어렵진 않았다.
6만5000 대 100, 해보나 마나 한 싸움?지난달 2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모토로라 줌 발표회 때까지만 해도 승부는 자명해 보였다. 비록 구글이 태블릿에 최적화했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허니콤(3.0버전)을 처음 탑재했다고 하지만 이미 태블릿 전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싸움에서 '100대 6만5000'으로 애플 앱스토어에 절대 열세다. 더구나 3월 초 스티브 잡스가 직접 선보인 애플 아이패드2(8.8mm, 610g)는 두께와 무게 등 '체감 스펙'에서 이미 모토로라 줌(12.9mm, 730g)을 압도했다.
잠깐이나마 두 제품을 직접 살펴본 뒤 그 차이를 더 실감했다. 아이패드1만큼 묵직해 한 손으로 들기엔 버거운 모토로라 줌에 비하면 아이패드2는 마치 얇은 잡지나 쟁반을 '쥔' 듯했다. 해상도가 높은 줌(1280×800)에서 작은 글씨들이 더 또렷해 보이긴 했지만 터치감이나 화면 전환 속도는 아이패드2에 미치지 못했고 종종 헛손질하는 느낌을 받았다.
카메라 성능(전면 200만, 후면 500만 화소, 플래시 장착)이나 기본메모리(RAM, 1MB) 정도를 빼면 '스펙'상으로도 아이패드2(전면 30만, 후면 70만 화소, 512MB)보다 내세울 게 별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