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홈메우기음식물 잔사와 치태가 잘 끼는 홈을 미리 메워 놓는 술식.
충치 예방 효과가 좋은 불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더욱 좋다.
현재 만 14세 이하 어린이의 제1대구치는 건강 보험이 적용된다.
이승훈
'가장 좋은 충치 예방법은?'이라는 질문에 얼마 전까지는 '잇솔질'이 정답이었지만 현재는 '불소도포'가 정답이다.
충치균 활성도가 높은 어린이는 6개월에 한 번 정도, 보통 어린이는 1년에 한 번 정도 불소도포를 시행하는 것이 충치 예방에 큰 도움이된다. 이 밖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불소액 양치 사업' 역시 불소를 이용한 충치 예방의 일환이다.
불소 시럽, 불소 우유 등의 식품을 통한 불소의 섭취 역시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해당 지역의 수돗물 불소화 사업 시행 여부, 학교나 보건소에서 다른 불소 함유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지 등을 세밀히 평가한 후 양을 조절해야 한다. 때문에 반드시 치과나 보건소의 전문가와 상의 후에 섭취하도록 하자.
영구치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이는 6세쯤 맹출하는 제1대구치이다. 평생 써야 하는 영구치의 중요성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제1대구치의 경우, 씹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 중 하나이기에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 중요한 치아가 구강 위생이 취약한 미취학 시기에 맹출한다는 것은 충치 발생의 위험을 매우 높인다. 특히 갓 맹출한 치아는 아직 석회화가 완성되지 않아 충치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때문에 '처음부터 썩은 상태로 올라왔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맹출 직후 충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치아 홈메우기'(실란트)가 있다. 닦기 힘든 치아의 홈을 따라서 충치가 많이 생긴다는 데서 착안한 예방 치료법으로 음식물 잔사와 치태가 쌓이지 않도록 미리 홈의 깊숙한 곳을 메워 버리는 방식이다.
실란트의 주성분은 '글레스 아이노머'인데, 이 글레스 아이노머는 치약에 함유된 불소를 내부에 충전했다가 천천히 방출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충치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2010년부터 치아 홈메우기가 건강보험에 포함됐다. 아직 치아 홈메우기를 하지 않은 자녀를 두신 분은 가까운 치과나 보건소에서 시술 받길 권한다. 단, 건강보험 적용은 1대구치에 한정하고 만1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3. 치과 방문시 보호자가 알아둬야 할 것들성인에게도 공포의 대상인 치과를 어린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보존, 보철, 교정 등 술식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치과의 전문 분과 중에 특정 연령대의 환자만을 전문으로 하는 '소아치과'라는 이질적인 전문 분과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치과에 대한 어린이의 공포심은 보호자, 특히 부모가 심어준 선입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선입관 없이 단순한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심 정도만 가지고 있는 어린이는 첫 진료가 많이 고통스럽지 않았다면 이후로도 별 다른 두려움 없이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과도한 공포심 탓에 치과의사가 이름만 불러도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과민한 어린이는 아프지 않은 진료도 무척 불쾌하게 느낀다. 거기에 더해 어린이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진료 시간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런 경험은 이후의 진료를 더 힘들게 만드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 최악의 경우 치과 공포증은 무의식 깊숙이에까지 트라우마로 남아서 성인이 되어서도 치과에 방문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 결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조차 한다. 따라서 치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어린이를 야단칠 때 '주사를 놓겠다' '치과를 데려가겠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말 안 듣는 아이에게 회초리, 곶감보다 유용한 게 '주사 놓겠다'는 말임은 모두가 안다. 하지만 당장 편하게 야단치려고 아이에게 '치과 데려 가겠다' '선생님 모셔와서 주사를 놓으라고 하겠다'라는 식으로 협박하는 것은 아이의 신체 건강에도, 정신 건강에도 매우 해로운 일이다.
협박할 때는 "주사 맞으면 피가 철철 나고 죽을 것만큼 아프고"하는 식으로 겁을 줘놓고는 실제 치과에 데려올 때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한다면, 어떤 어린이가 부모와 치과의사를 신뢰하겠나.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기억력이 좋다. 특히 사랑하는 엄마가 무심결에 던진 한두 마디는 생각보다 오래 기억한다. 치과에 내원하는 어린이들이 진료를 체벌로 오인하고 '잘못했다'는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기가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뭔가 불쾌한 일을 당하는 것을 '나는 맞았다. 왜냐 내가 뭔가 잘못했기 때문에'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교화시킬 때나 사용하는 방법이다. 부디 주사와 치료는 힘들고 불쾌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꼭 필요하니까 참아야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길 바란다.
다음으로 치과와 관련해 어린이에게 지키지 않을 약속을 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하나도 안 아프다' '가서 보기만 한다'라고 속여서 데리고 온 후 의사에게 조용히 '다 치료해 주세요'라고 속삭이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보호자 입장에서야 편할지 모르지만 한 번 무너진 의사에 대한 신뢰는 평생 돌이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치과 가는 것을 꺼리게 돼 제대로 된 구강관리를 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그 사람에게 돌아간다.
바쁜 보호자의 상황상 여러번 치과에 내원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한 번 왔을 때 많은 치료를 받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돌아가는 것이 빨리 가는 법이다. 처음 내원했을 때 아프지 않은 가벼운 치료만 받은 어린이는 치과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이후로도 진료가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진행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고통이 크지 않은 유치 발치를 치과에서 하기를 권유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치 발치를 치과에서 함으로써 어린이는 치과의사와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번에는 연말 연시의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치과 관련 사고에 대한 응급처치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중복 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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