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먹거리촌입구 오른쪽 길로 가면 나오는 먹거리촌에서는 모듬조개구이, 아나고구이, 주꾸미샤브샤브, 석화굴구이, 전어구이, 대하구이, 바지락 칼국수 등을 맛 볼 수 있다.
박상건
머리 풀어헤치고 갯바람에 출렁이는 대숲이 여행자의 마음 사로잡아 섬 안으로 들어서면 역시 죽도답게 대숲과 솔숲이 어우러진 오솔길 걷는 맛이 그만이다. 사람이 드나드는 작은 섬이지만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대숲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갯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문득, 푸른 대숲 길을 걷다 보면 지난한 삶을 살아온 핏기 없는 마른 대숲이 또 흔들린다. 세상사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텅 빈 대나무 줄기를 흔드는가 싶으면, 다시 바람에 휘어지면서 연신 드러눕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우리네 삶이 그렇지 않던가. 넘어지고 일어서고 부서지고 비우고....마치 파도처럼, 부서지는 물보라처럼 대숲도 거렇게 흔들렸다. 그렇게 숲길에서 만난 두 대나무 이파리들이 신구의 오묘한 조화를 엿보게 했다. 그리고 숲 사이에 많지는 않지만 서천이 북방한계선인 붉은 동백이 "당신은 내 마음의 불꽃", "그대만을 사랑해"라는 꽃말을 되새김질시키며 얼굴을 삐죽 내밀었다.
다시 해안선으로 내려갔다. 서쪽 해안선은 기암절벽이다. 숲 사이로 시원스럽게 펼쳐지던 그 드넓은 바다에서 가슴을 활짝 열고 기지개를 폈다. 짙푸른 파도가 갯바위에 시원스럽게 부서진다. 내 마음에 차고도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싶을 때, 똑딱선이 넘실대는 풍랑 위로 스노보드를 타듯 귀항하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죽도 해안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유난히 맑고 푸르다. 물 속에서 바위로 솟은 여도 많다. 그래서 천혜의 어장을 자랑한다. 낚시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우럭, 도다리, 광어, 놀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