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시도 아침바다홀로 거닐며 사색하기 좋은 면삽지 방향의 해안선 풍경
박상건
마치 화살이 꽂힌 활과 같은 삽시도 섬여행카메라 가방 하나 둘러메고 홀로 삽시도로 떠났다. 삽시도는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6km, 보령시에서는 서쪽으로 13.2㎞ 떨어져 있다. 섬 모양이 마치 화살이 꽂힌 활과 같다고 하여 삽시도라고 부른다. 섬 서쪽을 제외하면 대부분 낮은 구릉지로 어느 시골 어촌처럼 오솔길과 평야 그리고 솔숲 지나 바다가 펼쳐진다.
서쪽 해안절벽에 파도와 바람이 쉴 새 없이 밀려와 부서지면서 토사가 남쪽 해안과 동쪽 해안으로 밀려와 퇴적됐고 해안가는 넓은 사빈과 농경지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북서계절풍 영향으로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가 크고 특히 겨울에 인근 섬보다 추운 편이다. 그래서 겨울바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섬이기도 하다.
대부분 마을은 북동쪽 해안에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은 어업에 종사한다. 연근해에서 멸치, 삼치, 새우, 게를 잡고, 김과 굴, 전복, 대합 등을 양식한다. 삽시도는 아주 고요한 섬이다.
나는 바닷가 민박집에서 조용히 하룻밤 머물렀다. 작은 섬이지만 승용차를 운전하며 돌아보든, 느릿느릿 이길 저길 걸으며 사색하든, 삽시도의 섬과 바다는 한적하고 지극히 자연적인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보여주면서 나그네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
이름도 풍경도 아름다운 5개 자연마을의 앞바다 풍경삽시도는 크게 5개 마을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웃말은 섬 북쪽 마을로 25가구가 산다. 50년 전 방파제를 쌓기 전에는 이 마을까지 큰 배들이 들어왔다는 아주 오래된 마을이다. 아랫말은 남쪽 마을로 10가구가 산다. 당제를 지낼 때 임산부들의 임시 거처인 해막터가 있던 마을이다.
술뚱은 삽시도 선착장이 있는 마을이다. 술뚱은 서해안에서 모래바다에서 말하는 풀등처럼 모래와 자갈 등이 밀려와 육지와 된 지역을 의미하는 데서 유래했다. 현재 30가구가 살고 파출소, 보건지소, 발전소 등이 위치한 삽시도 중심 마을이다. 선착장에 외지 낚싯꾼들이 갯바람을 맞으며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물고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려는 그런 겨울 섬여행 마니아들로 보였다.
그 다음으로 밤섬은 남쪽마을로 작은 섬이 풍화작용에 의해 이어진 것인데 밤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골이라는 마을은 북쪽 낡은 당산과 남쪽 차돌백이 파수막산 사이 골짜기에 길게 늘어진 마을로 너른 뜰 같은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장골 동쪽에 전마을뚱, 아랫말 동쪽에 뚝말, 파수막산 남쪽 평지 밤섬구 마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