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미오름 올레말미오름 올레
김강임
'조각보' 올레, 신기루의 길 이어져돌담 길 끝에서 말미오름 등반로가 이어졌다. 비스듬히 이어진 말미오름 등반로는 형형색색 가을 야생화가 지천을 이뤘다. 풀썩 주저앉으면 꽃방석이 될 것 같았다. 보랏빛 엉겅퀴와 양지꽃, 맥문동 등. 제주오름 속에 살아가는 생태계는 늘 경이로움 그 자체다.
출발 지점에서 30분 정도 걸었을까. 말미오름 능선을 오를수 있었다. 그야말로 가슴을 콩당 꽁당 뛰게 만드는 능선 올레길이었다. 처음 비행기를 탄 기분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제주의 동쪽 풍경이 신기루처럼 펼쳐졌다. 오름, 바다, 섬, 그리고 검은 흙으로 범벅이 된 제주의 들녘. 이런 풍경을 두고 어떤이는 '색색의 천을 곱게 기워 붙인 한 장의 조각보'라 표현했다. 바다가 열리고 섬이 열리고 그리고 올레꾼들의 이야기가 열리는 시점이 바로 말미오름 정상인 것 같았다.
두 팔을 벌려 가을하늘을 보니 동요가 생각났다. 신화처럼 떠 있는 일출봉과 비스듬히 누워있는 우도(쇠머리오름)는 말미오름과 함께 수중화산체 삼박자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