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시원하고 걸쭉하다. 닭고기는 간이 적당히 배어 감칠맛이 살아있으며 육질은 연하다.
조찬현
전남 여수 봉산동에 위치한 '구봉전통참옻닭'집이다. 옻닭하면 이 집을 따를 곳이 없다며 지인의 칭찬이 자자했던 곳이다. 몇 번을 이곳에서 만나자며 지인이 청했지만 난 거절했다. 옻에 대한 어릴 적 안 좋은 추억 때문이다. 옻에 대한 과민반응(옻 알레르기)으로 고생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이 가렵고 몸이 배배 꼬이기 때문이다.
다른 메뉴도 있다는 말에 이번에는 더 이상 거절할 명분이 없어 못 이기는 척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결국 옻닭을 먹어보진 못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엄나무삼계탕'이 있다. 이건 괜찮을 성 싶어 주문했다. 옻닭삼계탕이나 엄나무삼계탕이나 가격은 1만원이다.
식당 내부를 살펴보니 다들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닭고기를 발라먹고 있다. 그들의 표정에서 "내가 제대로 된 맛집에 왔구나!"하는 맛에 대한 확신을 찾을 수가 있었다.
엄나무의 목피를 넣은 '엄나무삼계탕'이다. 엄나무를 닭요리에 넣으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엄나무 삶은 물을 이용해 식혜를 해먹었다고 한다. 엄나무 삶은 물은 신경통과 강장, 해열, 요통, 신장병, 당뇨병, 피로회복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영계에 찹쌀과 녹두 함께 넣어 끓여낸 '엄나무삼계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