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찐빵2001년 미국을 상대로 해외수출을 시작해 캐나다와 호주, 독일 등으로 지난해 8만3,000상자, 5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이종찬
"손님들이 먹어보고 맛이 좋다고 난리가 났지"안흥찐빵집은 안흥면 사무소 주변에 17곳이 있다. 면사무소앞안흥찐빵, 안흥시골찐빵, 전통이옥래안흥찐빵, 박할머니안흥찐빵, 시조안흥찐빵, 원조안흥찐빵, 토속안흥찐빵, 옛날안흥찐빵, 유명한안흥찐빵, 할머니안흥찐빵, 옛맛그대로안흥찐빵, 안흥솔잎찐빵, 안흥민속찐빵, 심순녀안흥찐빵, ㈜안흥식품, ㈜밀원본가안흥찐빵, 안흥찐빵(합자)이 그 집들이다.
그중 지난번에도 몇 번 들러 안흥찐빵을 산 단골집 '면사무소앞안흥찐빵' 집과 우리 밀로 찐빵을 만드는 합자회사 '안흥찐빵(합)' 집을 들렀다. 먼저 '면사무소앞안흥찐빵' 집에 들어서자 주인 남옥윤(60)씨가 나그네를 마치 사위 맞듯 반갑게 맞이한다.
남씨는 "지금은 언니가 저어기 보이는 찐빵집을 따로 차렸지만 함께 찐빵 장사를 한 지가 40년쯤 되지" 한다. 나그네가 "하루에 몇 개나 팔리냐?"고 묻자 남씨가 "낱개로는 3천개 남짓 팔리고, 주말에는 5천 개 이상 팔린다. 여름휴가철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사간다"며 빙그시 웃는다.
나그네가 다시 "진빵집을 하면서 어떤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냐?"고 묻자 "손님들이 와서 진빵을 잡숴보고 맛이 다르다고 할 때와 많이 팔리는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말한다. 남씨에게 찐빵 만드는 법을 묻자 "국산 팥을 3시간 이상 삶아 간을 맞춘 뒤 진빵을 만들어 온돌방에서 1시간 동안 발효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남씨가 찐빵집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다. 남씨는 처음 이곳에서 호떡과 핫도그를 주로 팔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하루는 곁다리로 찐빵을 조금 해놓은 게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남씨는 "손님들이 먹어보고 맛이 좋다고 난리가 났지. 그때부터 농사철이 되면 새참으로 많이 나갔고, 군인들도 휴가 때마다 선물로 사 들고 갔어"라며 옛추억을 더듬었다.
나그네가 인터뷰 중에도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한 손님은 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대뜸 "빵 3박스만 주세요" 한다. 남씨가 "묶어주까?"하자 손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맛보기용 찐빵을 하나 손에 집어 들어 잽싸게 반으로 가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 속에 보물처럼 들어 있는 팥이 보기에도 맛깔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