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절문묘골 마을 육신사 들머리에요. '충절문'이라 쓴 큰 문이 벌써부터 꽤나 웅장한 모습입니다. 뭔가 남다른 얘깃거리가 숨어 있는 듯합니다. 이 길은 9월에는 길가에 배롱나무꽃이 한창 피어나 매우 아름답고, 늦가을 풍경도 꽤 아름답지요.
손현희
묘골은 사육신 박팽년의 후손들이 지키며 사는 곳본디 이곳 묘골(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묘리)은 사육신 가운데 취금헌(醉琴軒) 박팽년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순천 박씨’ 집성촌이랍니다. 광복되기 앞서만 해도 100집쯤 있었으나 지금은 서른 집쯤 남아 있답니다. 또 지금 마을 안에는 온통 전통 방법대로 옛집을 짓고 있는 곳이 많았어요. 바로 달성군에서 이 마을에 ‘육신사 성역화 사업’을 꾸리고 있다고 합니다.
사육신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조선의 수양대군(세조)이 ‘계유정난’으로 어린 조카인 단종을 내쫓고 왕의 자리를 빼앗았던 일이 있었지요. 그때, 박팽년을 비롯하여 이개, 하위지, 유성원, 성삼문, 유응부가 단종의 복위를 꿈꾸며 일을 꾸몄으나 함께 했던 ‘김질’의 밀고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끝난 ‘사육신 사건(병자사화(丙子士禍))’을 일으킨 분들이지요.
이일이 있은 뒤, 세조가 손수 이들을 조사하고 달래며 모의한 사실이 없다고만 하면 살려준다고 했지만, 옳은 일에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이들은 모두 끝내 죽게 되었지요. 박팽년 선생도 이때 감옥에서 8일만에 숨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