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안소민
"쌀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경제논리로 따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쌀을 가지고 거래를 하는 것은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쌀을 미국의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단순히 쌀농사만 망하는 것이 아니다. 쌀을 비롯한 모든 농작물도 함께 망한다. 쌀개방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이런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지각하자는데서 출발했다."
쇠고기 협상을 두고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촛불집회가 한창인 6월 중순. 전주에서는 또하나의 소리없는 외침이 번지고 있다. '우리에게 쌀이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아시아에 불어닥친 쌀개방과 식량부족의 위기를 직시하자는 목소리다. 한국민예총 전북지회 미술분과에서 주최한 이번 <아시아 그리고 쌀 展>은 그래서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전시회다. 한국민예총 전북지회 미술분과장 진창윤씨를 지난 12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소리문화의전당에서 만나보았다.
"작년 FTA 협상이 체결이 한창이던 때부터 이번 전시회를 구상하게 되었다. 행정 실무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닌 지역 미술인들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당연히 미술로 표현하는 길밖에 없었다. 시대를 바라보는 '창'이 되고 싶었다. 그때부터 미술분과 회원들이 모여서 전시회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쌀개방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고 세미나를 열고, 스터디를 했다. 우리부터 현실을 좀더 정확히 파악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전시회위해 세미나와 스터디만 수차례이번 전시회에서는 50여작품이 선보인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소개되어있다. 낮술을 먹고 '빼앗긴 들'을 바라보는 농부를 그린 작품(‘낮술’/진창윤)을 비롯한 회화작품뿐 아니라 작품의 메시지를 좀더 강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하기위한 설치미술품들이 주로 눈에 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