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 독해든 영어 독해든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읽기 능력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인터넷의 발달로 읽기자료가 홍수를 이루는 마당에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면 안 된다. 지식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독해력이 필요하다.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식을 소화할 수 있는 독해 능력을 꼭 길러 놓아야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잘 읽어야 한다. 읽지 못하는 데 잘 쓸 수는 없다.”
- 우리나라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제를 보면 지문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는 게 대부분이다. 영어 참고서에도 지문을 읽고 중심생각을 찾는 내용이 많다. 문법을 배우는 목적도 독해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인터넷 디지틀 사회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 학생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 곧 독해 실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독해력이 부족해 더 키워야 한다. 한국 대학생들이 미국 대학원 진학 시험인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를 볼 때, 독해(Reading) 문제는 많이 틀리지만, 단어 맞추는 문제에서 주로 점수를 얻는다. 거기서 점수를 올려 전체적으로 고득점을 얻는 실정이다.”
- 한국 학생들의 독해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인데.
“한국 학생들은 글을 읽으라고 하면 무서워한다. 사람은 지적인 동물인데, 대학 교육을 받는 사람조차 글쓰기는커녕 읽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것은 정말로 큰 문제다.”
- 독해력이 왜 중요한가.
“인터넷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뭐든지 읽지 않으면 지적 활동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글쓴이의 중심생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이 바로 지적 활동의 기원이라는 말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독해력이 중요하다. 많이 읽는 학생이 글도 잘 쓰기 때문이다.”
- 미국에서는 독해력을 향상시키는 공부를 많이 하는가.
“그렇다.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케네디 대통령이 300쪽이나 되는 책을 몇 시간 만에 읽었다고 한다. 미국 대학생 가운데서도 300쪽 분량의 책을 하루에 다 읽는 학생들이 많다. 그 집중력이 무서운 것이다. 이것이 미국 (읽기) 교육의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 미국 교육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또다른 예를 든다면.
“보스톤 대학교에는 ‘하신’이라는 중국 출신 작가가 있다. 미국에 초빙받아왔는데, 천안문 사태에 회의를 느껴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정착한 작가다. 그는 보스톤 대학교에서 쓰기 교육을 받았다. 현재 이 대학 영문과 교수로 있다. 영어로 ‘War Trash’라는 작품으로 유명해진 다아스포라(Diaspora:유대인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 듯, 조국을 떠난 사람을 의미함) 작가다. ‘하신’은 20살까지 영어로 글을 써 본 적이 없었으나, 미국 대학 교육을 받은 후 이제는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일하고 영어 책까지 냈다. 이것은 그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바로 미국의 외국인을 가르치는 영어교육이 제대로 되어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 어떤 식으로 독해 공부를 하면 좋겠는가.
“나는 외국인으로서 엄청나게 큰 딜레마를 거치고 도전을 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그 과정에서 정말로 많이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독자들을 설득하는지 다양한 수사법을 익힌 것이다. 독해력을 키우려면 잘 쓰여진 남의 글을 많이 읽는 게 좋다. 결국 정확하게 많이 읽는 공부가 중요하다.”
- 독해력을 키우려면 제시문을 요약하는 공부도 효과가 있을텐데.
“어떤 종류의 직업을 선택하든 요약 능력은 필요하다. 글의 중심내용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야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다. 글쓴이의 논지가 무엇이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약 훈련은 이와 같은 독해능력을 키워 주는데 도움이 된다.”
- 미국에선 영어를 제 2외국어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발달했나.
“무척 체계적이다. ‘지식의 발전은 언어교육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고 모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육에도 이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2008.02.04 17:0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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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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