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수제비속풀이에 그만인 다슬기수제비, 뜨끈한 국물이 가슴속까지 다 후련하게 해준다.
조찬현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가을이 오고 있나 보다. 하루종일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렇게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입이 궁금해진다. 이런 날 뜨끈한 수제비 한 그릇 어떨까. 이왕이면 다슬기수제비면 더 좋겠다.
속풀이에 그만, 가슴속까지 후련하네다슬기는 바로 앞 섬진강에서 잡은 것만을 사용한다. 미리 삶아서 핀으로 알맹이를 까서 준비해둔다. 이렇게 다슬기를 삶아내 푸른 빛깔이 도는 물을 육수로 사용한다. 팔팔 끓는 물에 애호박, 새송이버섯, 풋고추, 양파, 다진 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수제비반죽은 손에 물을 발라 길게 늘이면서 손으로 얇게 떼어 넣는다.
다슬기수제비는 애호박의 부드러움과 새송이의 쫄깃함이 한데 어우러져 식감의 조화가 잘 맞는다. 속풀이에 그만인 다슬기 국물은 그야말로 뜨끈한 것이 가슴속까지 다 후련하게 해준다. 손으로 반죽을 뚝뚝 떼어 넣은 수제비는 진짜 손맛이 배어있어서인지 면이 아주 부드럽다.
처음 식당을 시작할 때는 멋모르고 아무 데서나 다슬기를 구입해서 사용했다는 주인장은 지금은 섬진강에서 나는 다슬기만 고집한다. 다른 곳에서 들여온 것은 아무래도 이런 감칠맛이 안 나기 때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