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유시민, 김두관, 천정배, 한명숙, 신기남, 정동영, 추미애, 이해찬 후보.
오마이뉴스 남소연
첫 번째 경우의 수부터 살펴보자. 민주신당의 본 경선에 참여하는 경로다. 현재 신당에선 예비경선이 진행 중이다. 내달 5일, 다섯 명의 본선경쟁자가 확정된다. 현재 신당의 경선 규칙에서 제3의 후보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없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두관 후보는 "대선 후보들이 합의하고 당 지도부가 요청하면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내달 2일 정당과 비슷한 '창조한국'이라는 비영리기구의 발기인 대회가 있다. '문국현 장외조직'의 출범이다. 전현직 기업인들과 각 분야 전문가 1000명이 모일 규모라 한다. 이 조직과 신당이 합당 혹은 연합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문국현의 경선 티켓은 합의하기 나름이다.
정대화 교수(오충일 민주신당 대표 비서실장)는 "예선에 참여하지 않고 경선에 바로 뛰어든다는 불공정 시비가 있을 수 있지만 밖에서 문국현 바람이 일어나고 당내 요구가 부합한다면 가능한 방안"이라고 말한다.
"신당도 문국현도 끝까지 혼자 갈 수 있을 것이라 보지 않는다. 두 세력이 힘을 합쳐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공동전선을 전개할 때 승산이 있다. 문국현 후보가 전국을 순회하는 신당 경선의 '마당'을 활용하는게 좋다고 본다. 결국 흥행이 되어야 지지율도 올라가는 것 아닌가. 제3지대 후보 위치에만 머무른다면 '좋은 카드'이지만 '불완전한 카드'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경우의 수는 '후보단일화'다. 신당이 독자 경선을 치르고, 후보가 결정되면 대선을 앞두고 문국현 후보와 단일화 협상의 길도 열려 있다.
일장일단이 있는 선택지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 정도라면 협상력을 지니기 힘들다. 흡수된다고 봐야 한다. 한나라당과 1대1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면 신당 후보의 일정한 지지율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영식 의원은 후보 단일화 경로가 낫다고 얘기한다. 경선 단계에서 참여할 경우 "문국현의 목소리와 색깔이 죽을 수 있다"는 우려다. 최후까지 독자노선을 유지하다가 대선에 임박해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다.
"문국현의 가치가 끝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 반드시 문국현이 주인공(최종 후보)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의 문제의식과 콘텐츠가 우리 것이 되는 게 중요하다. 신당이 통합 작업을 해서 판은 만들었지만 메시지와 감동이 전달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실망하고 등을 돌린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걸 문국현이 하고 있다. 어떤 과정에서 만나야 하는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17대 강령'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과 결합은 없다"
문국현 캠프에선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문 후보는 최근 도올 김용옥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12월 19일 최후의 순간까지 타협 없이 독자적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가치'에 대한 타협 없는 독자 노선을 강조한 쪽이라고 나는 받아들이고 있다. 끝까지 단독 후보를 고집하는 것이 아닌 독자 신당에 대한 의지를 밝힌 쪽이라고 풀이된다.
문 캠프에서도 앞서 밝힌 두 가지 경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연대의 원칙과 기준에 대해선 단호하다. 김헌태 실장의 말이다.
"기존 정치권과의 결합은 문국현의 노선과 강령에 맞는 질서 있는 통합이 바람직하다. 문국현이 밝힌 17대 강령('희망제안')에 대해 선언하고 들어와야 한다. 가치에 대한 동의 없는 정치세력과의 결합은 없다."
의원들이 걱정하는 '조직세 부족'이라는 핸디캡에 대해서도 "조직세는 전혀 필요 없다"고 못박았다.
"조직이 무서워서 '잡탕정당'을 또 만든다는 것은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선이 아니다. 과거 열린우리당이 지금 신당이 그 많은 의석수, 그 많은 지역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잘 되고 있나? 무분별한 정치세력과의 결합은 또 한번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가치를 놔버리면 한순간에 날아간다. 문국현이 제시한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에겐 문이 열려 있다."
한 달 뒤 추석 명절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식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선 얘기를 밥상에 올릴 것이다. 문국현의 대선 갈림길은 그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0 후보가 될지, 1/6 후보가 될지, 1/2 후보가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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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참여 vs 후보단일화 '정치권 관심' 문국현 '바람', 과연 현실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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