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 이른 봄이 되어야 향기가 많이 나고 고소한 맛 또한 그만이다이종찬
불에 살짝 구워먹는 햇김은 '밥 도둑'
햇김이 제철을 만났다. 가까운 재래시장에 나가 보면 빛깔 고운 햇김이 가게마다 수북이 쌓여 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고 있다. 이른 겨울부터 늦은 봄까지 남해안과 서해안의 푸르고 맑은 바다에서 어부의 손에 의해 건져져 햇살에 바싹 말려진 김은 이른 봄이 되어야 향기가 많이 나고 고소한 맛 또한 그만이다.
특히 마른 햇김은 불에 살짝 구워먹으면 밥 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로 감칠맛이 뛰어나다. 값 또한 마른 햇김 100장에 싼 것은 7천원에서부터 비싸 봐야 1만원 정도 하니 다른 밑반찬에 비해 싼 편이다. 게다가 밥상 위에 마른 햇김 구운 것과 간장 한 종지만 있으면 다른 밑반찬도 그리 필요치 않으니 이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닌가.
요즈음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로 미리 조리되어 있는 양념 김을 사서 즐겨 먹는다. 하지만 가까운 시장에 가서 마른 햇김 한 다발 사서 한 장 한 장 꺼내 가스불에 살짝 구워먹어 보라. 가게에서 파는 느끼한 맛이 밴 양념 김에서 느낄 수 없는 바삭바삭한 햇김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리라.
흔히 사람들은 김, 하면 언뜻 김밥이나 백반에 딸려 나오는 양념 김만을 떠올리기 쉽다. 이는 건강에 아주 좋은 김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다. 김은 비빔밥이나 볶음밥, 떡국, 수제비, 콩나물국밥 등에도 양념처럼 들어가지만 조리 또한 다채롭다. 물김으로 만드는 김국과 김무침에서부터 김조림, 김장아찌, 김튀김, 쌈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