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아 솟아올라라이승철
그러나 우리를 환대한 이집트 종업원들의 속셈은 곧 드러났다. 그들은 우리 일행들과 다른 한국인들을 찾아다니며 볼펜이 있으면 달라고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까짓 볼펜 우리나라에선 얼마나 흔한 물건인가. 기분이 좋아진 몇 사람이 가지고 있던 볼펜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저녁을 먹은 우리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 30분부터 시나이 산 등정 길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잠깐 눈을 붙인 우리 일행들은 다시 버스를 타고 산 바로 아래 지역까지 이동하여 예정대로 시나이 산 등산길에 나섰다.
등산로 입구에는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잠깐 올라가자 길가 이곳저곳에 낙타를 끌고 나온 현지인들이 호객을 하고 있다. 호객하는 언어도 다양하다. "카멜! 카멜!" 하고 외치는 낙타꾼들이 있는가 하면 "낙타 타세요" 또는 "꼬레아 낙타" 하는 말도 들린다.
우리 일행들 중에서 낙타를 타기로 예정되어 있던 사람들은 낙타를 타고 다른 사람들은 걸어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두운 한밤중이어서 산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할 수도 없었다. 다만 손에 모두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 앞사람을 따라 걷는 수밖에 없었다.
"어머! 저 하늘 좀 보세요? 별들이 저렇게 밝고 총총할 수가…."
여성 한 명이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구불구불 이어져 오르고 있는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손전등 불빛만 바라보며 걷다가 모처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우와! 정말 대단하네요. 별들이 저렇게 많을 수가 있나. 꼭 옛날 어렸을 때 시골에서 바라본 밤하늘과 똑 같은데요."
옆에서 걷고 있던 일행이 덩달아 감탄사를 터뜨린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하늘에 크고 작은 구슬이라도 뿌려 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별들이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그 누구라도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