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섭지코지에서 본 일출봉김강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114번지. 바다위에 치솟은 봉우리 하나가 구멍 뚫린 겨울바다에 온몸을 적셨다. 파도는 '바다 속에서 수증 폭발한 화산체'를 세차게 때린다. 용암 분출로 이글거렸을 성산포 바다는 파도가 흔들어도 말이 없다. 바다위에 솟아 난 봉우리 때문이다. 큰사진보기 ▲일출봉 등성이에서 바라본 성산포김강임 제주의 360여개 오름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 속에서 솟아난 화산체 일출봉. 해뜨는 마을로 유명한 일출봉 기행은 천년의 억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일출봉은 현무암질 마그마가 얕은 바다 밑으로 분출하며 형성됐다 한다. 수심이 낮은 곳에서 분출이 시작됐기 때문에 초기부터 폭발적인 형태를 보였다는 기록과 수백 m의 분수처럼 치솟은 화산재와 화산력들은 화구 주변에 한 겹씩 쌓여 다른 화산에서는 보기 힘든 뚜렷한 층리를 만들어 갔다. 큰사진보기 ▲해안가에 나타난 퇴적층김강임 황갈색과 짙은 회색의 응회암 층들이 무수히 쌓인 층리를 밟고 바다가 열리는 오름. 그 오름은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손을 잡고 오르면 의미가 더욱 깊다. 큰사진보기 ▲신양리 바닷가에 비친 해무리김강임 신화처럼 솟아있는 오름 등성이에 오르니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여느 오름에서 느낄 수 없는 바다냄새가 코끝을 스민다. 우뚝 솟아 있는 화산재가 바닷물에 적셔 있음은 성산포 바다는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 그리움 때문인가? 이생진 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가 생각났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 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 이생진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큰사진보기 ▲암석위에 뿌리를 내린 생태계김강임 놓인 계단이 통해 분화구를 향했다. 오름 등성이에는 각양각색의 암석덩어리들이 산재해 있었다. 천년 베일의 신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이라도 하듯 사람들은 암석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댔다. 조각난 암석 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큰사진보기 ▲김강임 천년의 암석 덩어리에 뿌리를 내린 쥐똥나무와 음지식물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영주십경이 하나로도 불려지는 일출봉 사방이 신비롭기만 하다. 오름중턱에 서니 신양리 바닷가로 기우는 해무리가 장관이다. 큰사진보기 ▲일출봉 분화구김강임 해발고도가 높아져 갈수록 풍경은 극치를 달했다. 정상을 밝는 기분은 태고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드디어 일출봉 분화구에 섰다. 넓은 분화구 능선에는 병풍처럼 바위가 서 있었다. 마치 자연의 반란을 의미하는 듯하다. 탄성을 자아내는 순간이다. 무려 지름 6백m나 되는 정상은 자연이 낳은 극치랄까. 큰사진보기 ▲분화구 식생대김강임 큰사진보기 ▲정상의 능선은 병풍처럼 암석으로 둘러싸여 있다.김강임 제주오름의 묘미는 늘 자연의 조화라는 점이다. 하지만 바다 속에 곤두박질친 일출봉 한가운데 서니 지구 끝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밋밋하게 내려앉은 초원, 마치 한라산 병풍바위 같은 암석,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기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 성산포에 솟아있는 화산체 일출봉은 그리움을 안고 산다. 성산 일출봉 성산 일출봉은 바다에서 수직으로 솟구친 수중화산으로 거대한 암석 왕관 모양을 이루고 있다. 서쪽으로는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져 아름다운 초원능선이 성산마을까지 이른다. 높이 10여m, 둘레 3m의 커다란 바위기둥이 마치 영실의 오백나한과 같은 모습으로 여러 개가 우뚝 서 있어 장관을 이루며 해발 182m 정상부분의 가운데는 3만여 평의 큰 분지를 이룬다. 주변에는 99개의 깎아 세운 듯한 바위가 둘러서 있어 천혜의 산성을 이루고 있다하여 예부터 '성산'이라 불리워졌다 한다. 일출봉 남쪽에는 길이 5천m의 타원형 해안이 신양반도, 섭지코지로 이어지며 해안에는 모래 암석이 평평하게 깔려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1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강임 (kki0421)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삶이 무기력해지거든, 이곳으로 오세요 구독하기 연재 김강임의 <제주테마여행> 다음글168화생명을 잉태하는 '굼부리'의 봄 현재글167화'천년의 봉우리', 그리움 안고 살다 이전글166화‘마르형 화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추천 연재 난 늙을 줄 몰랐다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전강수의 경세제민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SNS 인기콘텐츠 용기 낸 하니의 '눈물', SNL은 꼭 그래야 했나 "무인기 사태 후 파주 읍내에 중무장 군인들 깔렸다"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김건희 동행명령장 막은 경찰, "체포하라" 112에 신고한 민주당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AD AD AD 인기기사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3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4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5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천년의 봉우리', 그리움 안고 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169화<올인> 등 영화-드라마의 빼어난 촬영지 168화생명을 잉태하는 '굼부리'의 봄 167화'천년의 봉우리', 그리움 안고 살다 166화‘마르형 화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165화“어머니의 가슴이 이만큼 포근했을까?”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