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연인의 날 "견우직녀의 축제" 포스터한국전통음식연구소
필자는 지난 2월 13일 <오마이뉴스>에 '한국형 밸런타이데이를 아시나요?'라는 기사를 올린 적이 있다. 한국형 밸런타이데이 즉, '정월 대보름', '경칩', '칠월칠석' 중 하나를 우리식 연인의 날로 정하자는 제안을 했었다.
유통업체들의 상술에서 비롯되어 소비일변도로 왜곡된 밸런타이데이 대신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정감어린 우리식 연인의 날이야말로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신라시대 때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처녀들이 일 년 중 단 한 번 공식으로 외출을 허락 받은 날이다. 그 외출은 '탑돌이'를 위한 것이었는데 미혼의 젊은 남녀가 탑을 돌다가 눈이 맞아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는 그런 날인 것이다.
경칩날 젊은 남녀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징표로써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은밀히 은행을 나누어 먹는 풍습도 있었다 한다. 이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지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칠월칠석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칠월칠석 역시 우리 고유의 연인의 날이라 할 수 있다. 예부터 칠석날에는 시집가는 날 신랑 신부가 같이 입을 댈 표주박을 심고, 짝떡이라 부르는 반달 모양의 흰 찰떡을 먹으며 마음 맞는 짝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이런 날 중 관련단체들에 의해 '토종' 연인의 날로 만드는 시도가 차츰 생기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갈골 한과 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인 15일 하루 동안 연인과 가족들이 참여하는 한과만들기 체험행사를 열고, 몇몇 시민단체들은 엿이나 떡 등을 나눠먹자는 '신토불이 밸런타이데이 운동'을 펼치는 등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또 벤처농업인들은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칠월칠석을 '견우와 직녀의 날'로 정하고 3년째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칠월칠석에는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주최 그리고 농촌진흥청, 생활개선중앙회, 한국떡연구소의 주관으로 제1회 연인의 날, 떡의 날 '견우직녀의 축제'가 열린다.
2003년 7월 6일, 7일, 14일, 21일, 28일, 8월 4일 등 총 6번에 걸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1층-3층, 국악로, 국악로 인산빌딩 주차장 등에서 행사를 하게 되는데 제1회 연인의 날, 떡의 날 선포식과 관련 전시 그리고 따르는 행사가 있게 된다.